○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 객사나 진주 의료원처럼
진주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문화지표들이
각종 개발로 인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진주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는 현장에
역사 표지석을 세워서
그 가치와, 정신을 이어가야 할, 시점에 왔다고 봅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 진주의 문화지표들이 개발로 인해 사라지거나 잊혀지고 있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런 사례가 많습니까?

▶ 흔히들 진주를 천년고도라고 말합니다.
고려 태조 23년인 940년에,
진주라는 지명이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진주라는 지명의 역사만도 천 65년째가 됩니다.
이처럼 진주에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진주시민들의 삶과 애환이 서린, 정신적 문화유산이 많습니다.

그러나 근현대를 지나오면서
개발 논리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진주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도, 점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몇가지만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현재 이전예정인 진주의료원 부지는
한말 경남의 대표적인 교육 기관인, 낙육재가 있던 자리입니다.
1897년 대한제국 수립후에는 진주 낙육 학교로 개편되어
한말 의병활동의 중심이 되었던 곳입니다.

그리고 부도로 폐업된 마레제 백화점은, 향청이었습니다.
향청은 고을 양반층의 대의 기구로
객사와 관아 다음의 권위를 지니는, 사실상의 관아였습니다.

KT 진주지사 자리는
진주목의 수령인 목사가 근무하던 진주목 관아였고,
옛날 진주 MBC자리는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의 객사가 있던 곳입니다.

진주 객사는 중앙 정부에서 파견된 관료나 외국에서 온 사신을
숙박시키던 곳으로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셔두고
지방관이 대궐을 향해 절을 올리던 유서깊은 곳입니다.

이외에도 가마못, 배다리, 대사지, 시공관 등
시민들의 애환이 서린 문화지표들은
진주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거나,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개발논리에 밀려 보존하기 어렵다면 이들 문화유산들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그렇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문화 유산들은 계속 훼손되고
그 역사적 사실은 점점 잊혀지게 됩니다.
그래서 진주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는 현장에
역사 표지석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때 진주객사였던 옛날 MBC 자리를 진주시가 매입해
객사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범 시민적인 공감대를 모으지 못하고
결국 개인에게 매매가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그곳에 역사표지석을 세워
객사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것입니다.

잘아시다시피 남강에는 배를 이어서 만든 배다리가 있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옛날에 배다리가 있었다는 사실은 기억하지만
지금 현재 위치가 어딘지,
그리고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현재 진주경찰서 자리인 대사지도
진주성 전투의 함성과 독립만세를 부른
역사적 숨결이 깃든 유서깊은 곳이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습니다.
이외에도 진주에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표지석을 세워야 할 곳도 많습니다. 
진주의 역사가 스며있는 현장에 역사 표지석을 세우는 일은
진주 시민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진주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새로운 문화운동이 될 것입니다.


○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존을 위한 노력도 같이 진행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 물론입니다.
진주의 문화유산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지키고 보존하는 일입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서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자산을 확보해 보전 관리하는
국민신탁 운동입니다.

진주에서도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전개된다면
그동안 사유 재산권침해와 예산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펼쳐졌던 문화유산 보호운동이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주성과 촉석루를 제외하면
진주가 역사와 문화 도시임을 증거하는 지표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화와 역사의 도시 진주에서
역사표지석 세우기와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동시에 전개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