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사적 제 118호인 진주성이 각종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적지인 진주성 안에서의 무 분별한 행사장 사용 허가가 문화유산의 훼손과 가치 퇴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진주성과 연계한 문화공간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지난 12일 막을 내린 6대 축제 기간에도 진주성 안에서 각종 행사가 많이 개최되었는데, 일단은 시민들의 문화유산 향유나 활용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 최근 정부의 문화재 정책도
문화유산을 최대한으로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진주성의 역사성과 관련된 행사나
호국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한 행사는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진주성이 갖고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무시하는
무분별한 활용 만능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진주성에서 개최되고 있는
대부분의 행사 취지와 내용들을 보면
음주, 식사, 오락, 노래자랑, 콘서트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적지내 기본 수칙인 식사․음주 등 금지 행위가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있는 현실인 것입니다.
이러한 지적의 이면에는
진주성이라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보다는
볼거리만 강조되면서
진주성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 인식보다는
단순히 먹고 보고 즐기는 문화행사 공연장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적지인 진주성 본연의 기능과 가치와는 무관한
단순 장소 대여 기능은 앞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진주성 사용허가 범위를 넘어선 행사들이 공공연하게 치러지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진주성 관리 규칙에 따르면 어떤 행사들이 가능한 겁니까?

▶ 진주성 관리규칙을 보면 사용허가의 범위를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는 성지로서의 면모와
사적지 보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허가하도록 정해 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국가적 행사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로
국익이나 공익에 이바지 하는 행사이거나,
전통민속예술의 보존과 계승에 필요한 경우,
학술적인 연구나 학생들의 현장학습을 위한
탐방이나 행사에 대해서는 사용을 허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리규칙에 준해서 볼 때
최근 진주성에서 개최되고 있는 각종 행사들이
진주시에서 정해 놓고 있는
사용허가 기준에 맞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관행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용허가를
내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진주시가 정해 두고 있는
사용허가 범위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물론
사적지 보호차원에서 무분별한 행사가 개최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감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 아무래도 행사의 성격이나 규모에 맞는 적당한 공간이 없다보니 진주성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은데 진주성과 연계한 공연장 확보방안이나 대안은 없을까요?
 
▶ 사실 진주성과 연계한 문화공간 확보 문제는 관광도시를 표방하는 진주의 오랜 고민거리입니다.
그동안 진주성 인근의 문화공간 확보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진주시의 한 관계자는 진주성 촉석문으로 진입하는 사거리에 있는 가구점에서부터 구 성남극장 앞까지 3블럭 정도를 시가 매입해 진주성과 연계한 문화공간을 만들고 주변 주차난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할때 최소 500억원에서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비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 문화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진주성 안에서의 무분별한 행사개최에 따른
문화유산 훼손을 막는 것은 물론 사적지인 진주성이 갖고 있는 본연의 기능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쉽게 풀어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진주시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진주성은 이 시대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물려 주어야 할 진주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관행으로 얼룩진 문화유산 훼손과 행사에 편중된 활용정책은 우리 자신은 물론 진주를 찾는 외지인들에게도 진주의 문화수준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