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최근 조선일보 칼럼에 황당한 주장의 기고문이 실렸습니다. 기고문의 내용을 보면 ‘임진왜란 3대첩으로 행주대첩, 한산대첩, 노량대첩을 꼽는다’라는 것입니다. 진주대첩이 아닌 노량대첩이 임란3대첩중의 하나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한 것입니다. 오늘은 진주대첩과 제2차 진주성싸움에서 순절한 선조들을 모욕한 몰지각한 칼럼리스트의 작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 국사대사전은 물론이고 국내의 모든 백과사전과 인터넷 검색사이트를 찾아봐도 임란 3대첩은 행주, 한산, 진주대첩으로 나와있고 노량대첩은 거론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어디에 이런 글이 실려있고,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겁니까?
 
▶ 이 글은 조선일보 9월 2일자 조용헌 살롱이라는 코너에 실려 있습니다. 기고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임진왜란의 3대 승리는 행주대첩, 한산대첩, 노량대첩을 꼽는다. 한산과 노량대첩은󰡐불멸의 이순신󰡑이 해전에서 이룩한 승리이고, 행주대첩은 육전(陸戰)의 승리였다.
이 글에서는 노량대첩이 임란3대첩중의 하나라는 주장에 대한 분명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행주대첩, 한산대첩과 더불어 노량대첩이 임란3대첩이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허무맹랑한 글에 대해 독자들은 100자평을 통해 초등학교 국사교과서에도 나와 있는 내용을 모르고 착각하고 있다는 비난성 반박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반박의 글이 실렸다면 이에 대한 해명도 있었을 것으로 보는데, 답변은 어땠습니까?

▶ 소위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가 답변한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현재 국내교과서에는 임진왜란 3대첩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으며, 다만 특정 필자가 편람한 국사대사전에 3대첩이라는 말이 나와 있는데 노량대첩 대신 진주대첩으로 쓰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답변은 한마디로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공식적으로 3대첩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는 않지만 상식적으로 3대첩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입니다.
만약 그 같은 주장을 하고 싶다면 진주대첩이 3대첩이 아니라는 분명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더구나 동양학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라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기껏 하는 말이 노량대첩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진주대첩이 제2차 진주성전투에서 왜군에게 무참히 패배해 7만명의 민관군이 전몰했기 때문에 대첩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주장도 아닌 다른 학자의 의견을 인용해 이처럼 정설화 시키는 것은 학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사리를 따져 잘못을 지적해도 ‘내가 그렇다는데...’라면서 우기는 경우가 많아 점잖은 사람들이 입을 다무는 세상이 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 일단 이번 기고문은 어처구니 없는 한 교수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나라를 위해 순절한 우리 선조들을 모욕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과연 진주대첩이 7년 전쟁에서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과연 조금이라도 알고 이런 글을 쓴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얼마전 종영한 불멸의 이순신에서 방영된 진주대첩을 보고 전국의 많은 시청자들이 댓글을 올려 김시민 장군과 진주시민들의 호국정신을 선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채 얼마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글을 게재한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아무런 논리적 근거도 없이 내가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옳다는 식으로 간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 글을 쓴 분은 동양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입니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주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 이번 기회에 진주대첩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습니까?
▶ 진주하면 우리는 진주성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진주대첩도 곧바로 생각합니다. 그 진주성 전투는 대승리를 거둔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지만 7만 민관군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곳이기도 합니다.
진주를 호국충절의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기고가 한 개인의 무지한 의견에 불과하다고 보아 넘기기에는 진주사람들에게 준 상처가 너무 큽니다. 지금부터라도 진주대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진주가 왜 충절의 도시, 호국의 도시인지를 자라나는 우리 후손들에게 분명하게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진주사람들의 가장 큰 의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