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시가 조명 경관사업을 추진하면서
남강변 일대에 세워진 조형물을
아무런 절차도 없이 하루아침에 모양을 바꾸는가 하면,
작가의 동의도 없이 예술 조형물에 제멋대로 페인트칠을 해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오늘은 진주시가 추진중인 조명 경관사업 때문에
남강변 예술 조형물들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같이 일들이 벌어지게 된데는 숨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천수교에 있는 진주의 상징인 비봉산과 봉황,
시조인 백로를 형상화한 4개의 조형물이
시민들 몰래 하루아침에 모양이 바뀐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진주시의 문화행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진주교 다리에 부조된 논개 가락지에 금칠을 하던
진주시 교량관리부서 직원들이 페인트가 남아돌자
해마다 청소하기가 귀찮았던 천수교 조형물에
작가의 동의도 없이 금색칠을 해버렸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작가가 진주시에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금색을 벗겨내기 위해 조형물은 서울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던 중 작품이 미흡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는
작가의 즉흥적이고도 이해하기 힘든 제안을 받아들여
진주시가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아무도 몰래 조형물의 모양이 바뀐 것입니다.
경관조명도 좋지만 예술조형물을 보수하거나 보강할 경우
관련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시에서 제멋대로 페인트칠을 하거나 용도를 바꾸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지적입니다.
또 망경동 둔치에 있는 밀레니엄 광장의 조형물도
남강변 경관조명을 이유로 작가와 상의도 없이
작품에 형형색색의 페인트칠을 해버려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지난 2000년 전국 공모를 통해 설치된 천년의 빛이라는
이 작품은 대나무를 상징하는 은색의 파이프 수백개를 세워
남강과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진주시가 경관 조명상 색깔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가와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파이프에 빨강, 노랑, 파랑 등의 페인트칠을 해버린 것입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작가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불쾌하게 생각했고,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진주시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보기 좋지 않느냐는 상식이하의 대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 칠암동 경남도 문화예술회관 앞 야외전시대에 있는 걸개 작품 전시대도 페인트 칠을 해서 작가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데 이것도 경관조명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까?

▶ 맞습니다. 이 걸개 그림 전시대는
남가람 문화거리 조성 사업 당시,
야외 전시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당초에는 벽돌로 만들려다가 전시에 도움을 주고
반 영구적인 시설로 만들자는 예술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당초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스테인레스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시대 역시
지난해 진주시가 경관 조명사업을 추진하면서
분수와 조명 시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매년 이곳에서 야외사진전을 벌이고 있는 사진작가들은
전시작품의 배경을 없애기 위해
무색의 스테인레스 전시대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시가 색칠을 하고 주변을 분수대로 만든 것은
시 문화행정이 얼마나 제멋대로인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이처럼 최근들어 남강변에 세워진 각종 조형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이유가
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경관 조명사업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예술적인 문제가 아닌 단순히 경관조명사업 때문에 남강변의 예술조형물들이 수난을 겪는다면 진주시의 문화행정의 수준을 의심해 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 이번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보면
문화 예술 수준의 향상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막무가내식 경관 조명사업에만 매달린데서 비롯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일들에 대처하는 진주시 문화행정가들의 인식 역시
문화인들의 입장에서 볼때는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관련 부서가 아닌 도로관련 부서에서
예술조형물에 금칠을 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상식이하의 일이라는 지적에 대해
문화행정의 수장이 오히려 보기에 좋지 않으냐고
답변하는 것을 볼 때
진주시 문화행정이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최근 지역에서 진주시 문화행정과 관련한
시민들의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자부하는
진주시의 문화행정을 이끌어가는 담당자들의 인식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사실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강변 경관 조명사업이
진주시를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남강변에서 확인할 수
진주시의 문화예술을 해치면서까지 추진해야 할 일은 아니라는게 시민들의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