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최근 경남도가 도내 시군에서 산발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임진왜란 관련 기존사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경남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해 임진왜란 재현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남도가 구상하고 있는 임진왜란 재현사업의 자세한 내용과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당장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 임진왜란 재현사업은 경남도가 추진중인 남해안시대 건설의 핵심 소프트웨어 사업중의 하나로 이순신 장군 관련 역사적 사업을 시군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남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추진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해안 일원의 자치단체에서 이순신장군 관련 각종 문화예술 축제 행사의 난립으로 예산의 중복투자와 이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도민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축제의 난립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이 사실과 다르게 재현될 우려도 있고 승전지 관리가 부실하게 되는 등 체계적인 재현사업의 추진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는 것이 경남도의 설명입니다.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안에 경남대학교 산업경영연구소에 의뢰한 용역결과가 나오는대로 오는 2007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2011년까지는 사업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임진왜란 재현사업에는 어떤 사업들이 계획돼 있습니까?

▶ 기존 시군의 이순신장군 관련 축제 및 관광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신규사업을 발굴해 눈으로 보는 관광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체험관광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우선 이순신장군 등 임진왜란 재현사업 전반에 대한 재조명사업이 추진됩니다. 임란 이후 이순신 장군과 도내 출신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장졸들의 활동상을 발굴하고, 승첩지와 전투지역의 역사성 고증, 기존 시군의 임란관련 축제의 역사성 재조명 등을 범위로 조사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경남의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기존 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와 신규 재현사업을 접목하고 진주시를 비롯한 9개 시군에 대한 계절별, 투어별 중점 육성사업을 선정은 물론 부산, 전남 등 이순신장군 승첩지와 연계 개발 방안도 추진하게 됩니다.
또한 임진란 3대 대첩인 진주성대첩과 한산도대첩, 행주대첩 관광투어를 신설해 상품화하는 한편 남해안 자치단체들이 구상하고 있는 SOC사업들과 연계하여 가칭 임진란 23전 23승 남해안 역사문화투어 관광상품도 개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군별로 추진될 집중육성사업을 보면 진주시는 진주성 전투 재현, 진해시는 임진왜란 등 해전사박물관건립, 통영시는 세계게임로봇해전 개최, 사천시는 거북선체험장, 거제시는 판옥선 체험장 및 제작 체험 등이며 부속행사로는 세계선박축제, 한국해군 프레이드, 세계 4대 해전사 전시회 및 해전국 장군 초청 심포지엄 등이 추진됩니다.

○ 일단 경남도만의 특색을 가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는 주목받을 만한 사업인 것 같은데 짚고 넘어갈만한 문제점은 없습니까?

▶ 현재 사업구상단계이긴 하지만 경남도가 밝히고 있는 임진왜란 재현사업 계획을 보면 시군에서 치러지는 행사의 난립을 막고 예산의 중복투자를 줄이겠다는 당초의 추진배경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면 시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존 행사에 새로운 행사를 몇가지 더 발굴해 추가하는데 그칠 우려가 크다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예산의 확보문제와 시군의 통합조정 문제입니다. 현재 시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념사업에 경남도가 추진하는 사업이 추가될 경우 사업추진 주체가 불분명해져 사업자체의 추진이 어려워질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사업들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군의 실정을 잘 파악하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과 능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막대한 예산입니다. 경남도는 이 예산을 민간사업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경남도의 민자유치 실적과 능력을 감안한다면 이것 역시 실현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보입니다.
그리고 시군별 사업을 볼때도 우선 전국적인 관심을 끌만한 특색있는 사업이 없습니다. 진주시의 경우 진주성 전투 재현을 특색사업으로 지정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예산상의 문제 등 현 여건으로 볼때 사실상 이것은 실현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특히 이순신 장군 관련 재현사업을 추진하면서 백의종군한 사실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할 당시 경남지역에서 무려 43일간이나 머물렀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한 길을 따라 답사를 해보는 것만큼 좋은 산 교육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경남의 입장에서 볼 때 관광상품화는 물론 경남의 특색있는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좋은 역사적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백의종군 당시 이순신 장군의 임시 거처였던 합천군 초계의 모여곡과 관련된 사업이 빠져있는 것도 아쉽습니다.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임진왜란 재현사업이 비록 연구용역 단계에 있지만 경남지역 시군을 일일이 방문해 지역 정서와 실정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내야만 진정한 역사적 교훈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