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최근 지역의 한 문화연구단체가
천년역사의 문화도시 진주를 만드는데 기여한
진주의 인물을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에 착수해
문화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은 진주문화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진주 명인을 찾아서’라는 사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 진주문화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진주 명인을 찾아서’라는 사업이 추진된 동기와 향후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지 궁금한데요? 소개를 해주시죠.

▶ 흔히 진주를 천년의 역사를 가진
역사․문화도시라고 말합니다.
그런만큼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열정을 바쳐
치열한 삶을 살아왔지만 지역사회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진주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진주의 문화계 인물을 발굴하고 삶을 재조명해
진주문화의 뿌리를 찾자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작업들은 문화 도시 진주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명인급의 역사적 인물 및 생존인물의 아카이브를
연차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이를 통해 진주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파악하고
생존 문화인물에 대한 구술 채록 작업을 진행해
정리 보존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역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명인급 역사적 인물이나 생존 인물의 기록을
연차적으로 구축해 나가려면
적지 않은 손놀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주 명인을 찾아서’는 이런 손놀림 중의 하나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존재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자료의 발굴뿐만 아니라
구술생애사와 같은 새로운 자료를 생산해 내고,
이러한 자료들을 사진이나 문서, 음향, 물증 등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해
진주문화의 튼튼한 토대를 구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첫 번째 사업으로 진주에서 활동한 판소리 동편제의 명인인 이선유 명창의 업적과 예술적 삶을 조명하는 강연회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죠? 이선유 명창에 첫 번째 인물로 선정된 이유가 있을텐데요?

▶ 지난 16일 개최된 행사에서는
‘동편제의 명인 이선유’라는 주제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최난경 연구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1930년대 유성기 음반 복각판으로 들어보는
이선유 선생 동편제 소리 감상,
진주팔검무 예능보유자인 김수악씨가 말하는
‘나의 소리선생 이선유’
남원 춘향제 판소리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추자씨의 ‘수궁가’ 소리 한마당,
진주교육대학교 권태욱교수가
‘진주 동편제 전승의 의의’에 대해 발표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학계는 물론 문화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판소리하면 일반적으로 서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해 전승자가 적어
그 맥이 서편제보다 끊어지는 동편제는
진주․하동 등 전라도 동부와 서부경남에서 발달한
판소리 양식입니다.
이 동편제 계보에서 우뚝 서 있는 사람이 바로
명창 이선유 선생입니다.
진주문화연구소는 이번 행사에만 그치지 않고
이선유 선생의 삶과 업적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모아
학습그룹을 꾸미고,
이선유 선생의 자료를 소장한 이들을 찾는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 진주 명인을 찾아서라는 사업이 지역문화 정체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이미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이나 명인들을 다시 재조명하는 것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거나 숨어 있는 명인들을 찾아 내는 일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습니까?

▶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에 살면서
진주문화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몇 해 전에는 한 사진작가가
진주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기며
진주문화의 버팀목으로 의연하게 살아온 21명의
삶의 궤적을 렌즈에 담은 사진전시회를 개최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진주 문화 인물의 아카이브, 즉 기록관 구축을 위해서는 진주의 역사와 문화에 흔적을 남긴
인물들에 대한 사실적 발견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미 지역사회에서 잘 알려진 인물도 있고,
앞으로 발굴해 내야 할 인물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로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인물보다는
역사속에 묻혀 있는 인물들을 찾아내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윤이상과 함께 우리나라의 1세대를 대표한 작곡가로
명성을 얻었던 진주출신 고 이상근 작곡가를 들 수 있습니다.
이상근 선생은 진주시 봉래동 출신으로
우리나라 작곡분야의 평론을 최초로 시도했고,
‘이상근 선생’을 주제로 한 논문이 23편에 달할 정도로
한국 음악계의 산 증인이지만
진주에서는 아는 이가 드물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주문화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진주 명인을 찾아서’라는 작업은
천년 진주의 역사속에 묻혀 있던 진주의 문화인물을 발굴해 내고 이를 기록화하는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이 꾸준히 이루어질 때
비로소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라는 명성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