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지난 5월 10일 진주성 의기사 안에 걸려 있던
논개 영정 복사본 강제 폐출과 관련해
당시 이를 주도했던 시민사회단체 및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에게 공공기물 파손혐의가 적용돼 징역형이 구형됐습니다.
오늘은 논개 영정 강제 폐출 논란이 갖는 의미와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논개 영정 강제 폐출 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5월 10일 진주지역 4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독도수호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진출 저지를 위한
진주시민행동은 호국의 성지인 진주성에 남아 있는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재를 뿌리뽑기로 하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친일화가인 김은호가 그린
진주성내 의기사안에 봉안된 논개영정을 기습적으로 떼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일청산 문제도 중요하지만
어느 단체보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중요시 해야할
시민단체들이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물리적인 힘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관련자에 대한 사진․영상․채증작업을 벌이는 한편 파손 관련자들을 색출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고,
사건 발생 7개월여만인 지난 12월 13일 벌어진 심리공판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가 취해지게 된 것입니다.

○ 선고가 아닌 검찰의 구형이지만 사안에 비해 형벌이 무겁다는 일부 여론도 있는데 구형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 검찰은 지난 13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1호 법정에서 열린 심리공판에서 공공기물 파손혐의를 적용,
공무원 노조 정유근 진주지부장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하고,
박노정 진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와
하정우 민주노동당 진주시당 위원장,
유재수 민주노동당 중앙위원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심리과정에서 박노정 공동대표는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가 반일 여론으로 들끓었고
그에 맞춰 일제의 잔재를 처리하고자 했던 것이고
민족의 문제와 직결된 논개 영정이
친일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는 문제점을
10 여년 동안 적법절차를 밟아 제기했지만
진주시의회가 부결시키는 등 진행이 없어
직접 나서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또한 유리를 들어내고 영정을 떼내려고 했지만
워낙 두꺼워 깬 것이니 만큼
기물 파손이 계획적인 것은 아니었고
공무원 노조 정유근 지부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잠깐 영정을 맡았을 뿐
이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박노정대표는
증거와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시장과 시의원에 출마예정인 하정우 민노당 진주시당 위원장과 유재수 민노당 중앙위원에 대해서는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공무원노조 정유근 진주지부장은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논개 영정을 뜯어 내기로 한
사전모의에 참석한 사실이 없는 것은 물론
논개 영정을 여성단체 대표들에게
건네는 역할 밖에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 향후 공판 일정과 논개 영정 폐출 논란이 가지는 의미와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 재판부는 이날 약 40분간 진행된 심리공판을 마치면서
친일잔재를 척결한다는 명분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사안이지만
법적인 문제점은 이와 별개라고 밝히고
논개 영정 폐출을 결정한 회의록과
다른 여러 증거물들을 검토한 뒤
판결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의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0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재판부의 최종 선고가 남아 있지만
검찰의 구형만으로 볼 때는
시민단체의 논개 영정 강제 폐출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적인 행동이었다는
일차적인 법리판단이 내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심리공판이 열린 재판장에서는
검찰의 구형이 생각보다 무겁게 내려지자
한때 웅성거리기도 했으며,
검찰의 구형 이후 당사자들은 실형이 내려질 경우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
재판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논개 영정 강제 폐출 이후
논개 영정 심의위원회가 꾸려지면서
강제로 떼내진 논개 영정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진주시와 장수군이
논개 표준영정을 공동 제작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논개 영정 논란은 사실상 일단락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단체에 의해 강제로 떼내진 논개 영정 폐출 논란이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재판부의 선고 공판이 있는 내년 1월 10일
재판부의 최종적인 법적인 판결과 함께
10년이 넘도록 지루하게 끌어온
논개 영정 논란이
더이상 제기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