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안동 녹지공원내 '시의 거리' 조성사업이
졸속추진으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시민 공감대 형성 부족과 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의 미확보, 사업추진 절차상 하자 등의 문제가
사업도 시작되기 전에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진주문인협회가 추진중인
시의 거리 조성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진주문협이 추진하고 있는 시의 거리 조성사업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진주문인협회는 지난 8월 12일 시의 거리 조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안동 KBS진주방송국 앞에서 평거동 앞 도로변
약 1km 녹지공원내에 올해 11월 1일부터 연차적으로
5년간 매년 20개씩 총 100여개의 시비를 건립한다는
계획안을 밝혔습니다.
계획안에 따르면 1차년도인 올해는
진주교 밑에 세워져 있는 동기 이경순 시인 시비를
공원내로 이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박재두 시인, 최재호시인 시비를 설치할 예정이었습니다.
시비 건립조건도 있습니다.
진주를 예찬한 시, 과거와 현재를 망라하고,
시인의 출신지 불문, 한시, 시조, 시를 골라 선정하며,
산문도 고려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며
예산은 시비 5억원과 문인협회 자체예산 5억원 등
10억원으로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의 거리 조성사업과 관련해
진주시 관계자는 현재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녹지공원에
대량의 시비를 세우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신중히 고민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 지난 24일 열린 진주시 공공용지 조형물설치심의위원회에서 이 조성계획이 부결됐는데, 주된 이유가 뭡니까?

▶ 심의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내달 1일 착공으로 열흘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심의를 요구하는 것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으며
다른 협회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또 진주시와 진주문협이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고,
시의 거리 조성지역인 신안동 주민들의 의견 미청취와
이미 잘 조성돼 있는 공원에 과연 10m 간격으로
바위로 된 시비를 세워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 사안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심의위원회는
차라리 진주시가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해
여기에 시비나 미술품, 음악인의 동상 등
문화예술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시의 거리 조성사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 심의위원회의 재검토 요구 사항 이외에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중에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죠?

▶ 시의 거리 조성사업은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사업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수립된 사업계획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만큼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연차사업이기 하지만 100개의 시비를 세운다고 하는데
어떤 객관성을 담보로 시와 시인을 선정할것인가 하는 것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 제시하고 있는 시비 건립조건도
그 대상이 불명확해 향후 사업이 추진될 경우
많은 시비나 논란을 낳을 소지가 다분합니다.
실제로 100개의 시비를 건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시인과 어떤 시비를 세울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산확보 문제도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총 10억원의 예산 가운데
진주시로 부터 5억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완벽한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의 세금, 그것도 5억원이라는 큰 돈을 지원할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나머지 5억원은 진주문협 자체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진주문협과 같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평소 지원규모를 감안한다면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시비 건립에 필요한 예산은
시비 건립 이해당사자인 유족이나 해당 시인에게
부담을 시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사업추진에 있어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되고 나중에는 사업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의 거리 조성사업은
수많은 시인과 예술가를 배출한
진주의 새로운 명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만큼 시의 거리 사업추진에 앞서
범 시민적인 공감대 형성은 물론
시인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유족이나 당사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예산확보, 향후 활용 계획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시민들의 박수를 받는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