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일선 시․군에서 개최되고 있는 각종 축제가
정치인들의 얼굴 알리기 장소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개회식을 장시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시민 불편은
아예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축제의 주인공인 문화예술인들은 뒷전이고
정치인들이 맨 앞줄에 앉아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각종 축제 현장에서 남발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내빈소개와 축사 등
표를 의식한 얼굴 알리기 행태는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실제로 축제 현장에 가서 내빈소개와 축사를 듣다보면 정말 지루하다 못해 짜증이 날 때가 많은데 어느 정도입니까?

▶ 각종 행사에 참석해서 이리저리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개회식에서 소개만 끝나면
슬그머니 행사장을 빠져 나가버리는
정치인들의 행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난 9일 전국 민속 소싸움대회 개회식에서
실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최측에서 행사에 참석한 내빈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의전에 불만을 품은 진주시의회 의원들이
집단으로 행사도중에 퇴장하는 헤프닝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날 주최측에서 내빈소개를 하면서
도의원들은 개별적으로 이름을 불러 인사를 시켰지만
시의원들의 경우, 참석한 인원이 19명이나 돼
이름을 부르고 한꺼번에 인사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들 시의원들이
도의원은 개별인사를 시키면서
시의원은 한꺼번에 이름을 부른 후 인사를 시키는 것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행사장을 박차고 나가버린 것입니다.
이들 시의원들은 행사장을 나와
진주시의회에 모인 뒤 의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해당 단체의 내년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대책회의까지 가졌다는 후문입니다.
정치인들의 소개와 축사로 인해
축제가 30분이나 지연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지난 1일 열린 진주 남강 유등축제 개제식에서는
참석한 내빈소개에 이어 정치인들의 축사가 장시간 계속되면서 행사장에 참석한 시민들이 참다못해
나중에는 야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정치인들의 축사 때문에 결국 본 행사는 30분이나 지연됐고
행사시작 1시간 전부터 불꽃놀이를 기다렸던 시민들은
얼굴 알리기에만 골몰하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각종 축제 행사에서 정치인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지난 9일 저녁에 열린 남인수 가요제와
10일 진주시민의 날 행사에서는
시의원들에 대한 대접이 달라졌습니다.
일일이 1명씩 호명하고 개별인사를 시키는
헤프닝이 벌어진 것입니다.
시민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은
20명이나 되는 시의원들의 이름을 부르고
일일이 소개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인들의 얼굴 알리기가
이제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진주시민의 날 행사가 개최된 지난 10일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진주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김시민교서 진주성 안착 고유제도 있었는데 이곳에도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했습니까?

▶ 표 없는 곳에 정치인이 참석할 리가 만무합니다.
진주시 의회에서는 강민아 의원 1명만 참석했고
시장과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도의원 모두 시민의 날 행사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표없는 행사장에 정치인은 코빼기도 안비친다는 속설이
그대로 입증된 셈입니다.
지난 10일 국립 진주박물관 광장에서 열린
선무공신 김시민 교서 진주성 안착 고유 추모제에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과 이을희 진주산업대학교 총장 등
200여명의 교육․문화계 인사만 참석했을 뿐입니다.
김시민교서 진주성 안착 고유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닙니다.
진주시민을 비롯한 전 국민의 성원으로 되찾은
진주의 정신을 추모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시민의 대표라고 자부하면서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도
이런 의미있는 행사에는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는 태도를 볼 때 과연 이들이 시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진주의 정치인들이 다가오는 선거때 표를 의식해서
유권자들과 술을 마시며 흥에 취해 있을 때,
김시민 교서는 진주시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지도 못한 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무려 80년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진주박물관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진주시민의 날은 김시민 장군의
진주대첩일을 기념해서 정했습니다.
따라서 시민의 날은
진주 선열의 충의정신을 기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김시민 장군의 위패를 모신 자리에
시민의 대표라는 시장과 국회의원, 그
리고 도의원, 시의원들이 무더기로 참석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반드시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정확히 구분하는 기준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굳이 시민들이 제시해야 할 정도로 무감각하다면
이들 정치인들에게 진주의 미래를 맏기는 것 또한
암울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자신들 본연의 임무는 망각하고
오직 표를 의식한 얼굴 알리기에만 급급하는 정치인들에게
과연 앞으로도 계속해서
축제의 현장에서 그들을 소개받고 축하하는 말을 들어야 할지,
이제 그 판단은 진주시민의 몫으로 남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