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경남도내에서 개최되는 축제 가운데
비생산적인 축제는 많지만
전국적으로 내놓을만한 ‘명품축제’가 드물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 가운데 진주시의회 의원이 지난해 개최된
2005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 축제예산 집행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늘은 축제예산 집행 논란과 함께
여전히 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지역축제들이
비싸고 맛없는 붕어빵 축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지역축제들이 비싸고 맛없는 붕어빵 축제라는 지적은 어떤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겁니까?

▶ 남강유등축제, 산청 한방약초축제 등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일부 특성있는 축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축제가 기원제나 전야제를 한 뒤 
불꽃놀이, 전통민속공연, 유명 대중가수, 연예인 초청공연 등
축제의 주제와는 동떨어진 천편일률적인 행사로 꾸며져 있습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고 있는 마산 만날제의 경우는
시집간 딸과 친정 어머니가 명절 때 고개마루에서 만나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을 배경으로 개최되는 축제이지만
만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으로 꾸며져
특색을 잃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올해 국․도비와 지방비, 기업체 협찬 등을 합쳐
모두 22억원대의 거액을 들여 개최하는
2006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도
주제인 한류드라마 관련내용보다는
인기가수 공연과 패션쇼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벌써부터 규모만 큰 일반축제와 다를게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도민들의 입장에서 볼때 구경거리는 많을지 몰라도,
축제의 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비싸고 맛없는 붕어빵 축제와 다를바 없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는 경기불황과
서민 경제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수십억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는 낭비행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도내에서 축제예산 집행에 관한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 지난 19일, 민주노동당 진주시위원회와
진주시의회 강민아 의원이
지난해 개최된 2005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 사업비 집행내역
자료 공개와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강의원에 따르면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을 비롯한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요청을 진주시가 거부해서
드라마 페스티벌에 대한 시민들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요청한 자료를 즉각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진주시가 제출한 자료인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 사업비 집행내역서가
자금집행 항목이 누락되고 합계가 맞지 않는 등
불성실하고 허점투성이여서 조작의혹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강의원이 요구한 자료가 법적인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아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에 제기된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 개최와 관련한
축제예산 집행 문제제기는
단순한 자료제출의 문제에 국한시켜 돌아볼 사안이 아닙니다.
현직 경남도지사가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여기에 국비와 지방비가 지원됐는데도
엉터리 사업비 집행내역서가 공식기관에서 나왔다는 것은
사실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도지사가 조직위원장인데도
집행내역서가 이처럼 엉망이라면
다른 축제는 안봐도 뻔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지난해 축제의 개최과정을 살펴보면
예산확보의 과정도 투명하지 않았고,
예산집행 역시도 축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지역의 모 단체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은
축제개최의 신뢰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단순 착오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결국 이번 의혹제기의 과정을 보면
도내에서 급조되고 있는 축제의 탄생과정은
대체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지역 정치인이나 단체장들이
지역 특성이나 정체성과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급조해서 축제를 만듭니다.
그러고 나서 국비와 도비, 시비를 확보해서 예산을 지원합니다. 예산지원이 이루어지면 당연히 그 축제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자리를 보장받습니다.
그리고는 축제가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명품축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예산집행이 잘되었는지,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지방 축제는 갑자기 태어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도민들의 관심밖으로 멀어져 없어지거나
이름만 바꿔 또다시 예산만 축내는
골치덩어리 축제로 지역을 떠돌고 있습니다.

지역축제 성공의 열쇠는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는 정체성에 있습니다.
따라서 공신력있는 행정기관이나 정치인이 관련된 축제가
철저한 준비와 예산확보의 공정성,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의 인정은 고사하고
다른 여느 축제와 같이
비싸고 맛없는 붕어빵 축제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