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해외 소재 문화재 환수를 위한
문화재 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따라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실태 파악은 물론
조속한 환수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최근 민간부문의 문화재 환수 움직임에 비해
정부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오늘은 문화재 보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진주가 되찾아 와야 할 문화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늦게나마 정부가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위한 법적 근거마련에 나선다고 하니 반가운 일인데요, 개정 법률안에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 현재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공식 통계로만 일본, 미국 등 20여개국에
7만 5천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은 국내 문화재의 보호와 관리에 관한 내용을
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해외 문화재의 보호와 관리 및 환수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외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은
민간부문에서만 이루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동안 정부는 뒷짐만 쥐고 오히려 민간단체가 앞장서는
주객이 전도된 문화재 환수가 이루어져 온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최구식 의원을 비롯한 13명의 의원들이 지난 11일
해외문화재의 조사 및 보호․관리를
문화재정창의 책무로 명시하고,
국가가 시행하는 문화재 매입에 관한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문화재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하게 된 것입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문화재청장 또는
국립박물관의 장이 문화재를 매입하고자 할 경우에는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하고,
문화재청장으로 하여금
해외에 소재한 문화재의 조사 및 보존․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소재가 파악된 해외문화재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이번 문화재 보호법 법률안 개정이 가지는 의미가 상당히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예, 맞습니다.
사실 이번 문화재보호법 개정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큽니다.
시민의 힘으로 국내에 환수된 김시민장군 공신교서 환수과정을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김시민장군 교서가 발견된 이후
사실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쪽은 문화재 당국이었습니다.
국립박물관 관계자가 직접 일본에 가서 감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검토 끝에 매입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절차와 가격때문이었습니다.
현행 국립박물관의 유물 구입에 관한 규정을 보면
문화재를 팔려는 사람이 먼저 박물관에 신청을 해야 하고,
일년에 두 차례의 입찰 공고가 이루어진 다음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문화재위원회에서
감정과 함께 가격이 적절한지 등을 검토하게 됩니다.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들어가는 일인만큼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처럼 발견한 해외문화재의 경우에도 똑같은 규정이 적용됩니다. 그러다보니 외국에서 발견된 국보급 문화재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수집가들과 싸워 이길 수 없고,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소장자에게 한국의 절차를
지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사실상 무리가 따릅니다.
또한 가격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립박물관이 김시민장군 교서 구입을 포기하게 된데는
일본 경매에서 거래된 가격은 1억원대인 반면,
다른 공신교서의 감정가가 6천만원에서 8천만원대에 불과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매입포기의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문화재 보호법이 개정된다면
과거처럼 반드시 매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절차와 매입가격의 차이에 따른 절차의 불합리성 때문에
아예 손을 놔버리는 무책임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진주지역에도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와, 문화재 보호법 개정을 앞두고 지역에서는 어떤 노력들이 있어야 할까요?

▶ 진주의 문화재중에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는
신라시대 문화재로 알려진 연지사 종이 있습니다.
현재 소재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종 표면에 연지사라는 절이 진주의 옛 지명인
강주에 있었다는 글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동경대학 박물관에는
가야시대로 추정되는 옥봉고분군 출토유물이 소장돼 있고,
가야시대 유물인 상봉동 고분군 출토 유물도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진주의 소중한 문화재 중 많은 수가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 소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진주지역에서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실태파악부터 시작해야 할것입니다.
김시민장군 교서 반환에 큰 역할을 한
민간부문도 앞장서야 하지만,
진주시에서도 진주가 약탈당한 문화재의 조속한 실태파악과
환수를 대비해 제도적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선조의 얼이 담긴 약탈문화재의 환수노력은
후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우리의 자존심 회복과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