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남인수 가요제 개최를 한 달 여 앞두고,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가요제의 명칭 변경과 폐지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여전히 남인수의 친일경력입니다.
시민단체는 즉각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고,
진주시는 당분간 유보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남인수 가요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남인수 가요제 개최와 관련한 논란의 핵심과 그간의 과정을 살펴보면 어떻습니까?

▶ 남인수 가요제와 관련한 논란의 핵심은
남인수의 친일경력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 인명사전 편찬위원회가
지난 2005년 8월 29일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될
1차 예정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 명단에 우리 고장의 가수인 남인수가 포함되면서
남인수 가요제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친일잔재청산을 위한 진주시민운동은
2005년 9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남인수 가요제의 중단 또는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주관 방송사는 주최측인 진주시와 협의 후
명칭변경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행사 주최인 진주시는 여론을 수렴해서
추후에 명칭 변경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남인수 가요제 개최와 관련해서 2차례에 걸쳐
시민단체와 진주시 관계자, 주관방송사가 참가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1차 간담회에서는 진주시민들이
남인수 가요제 개최를 원하고 있어
명칭부분은 차후에 논의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2차 간담회에서는 2005년도 가요제는 그대로 실시하되
2006년부터 명칭을 변경해 실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24일
시민단체, 학계, 사회단체, 시의회, 언론계대표 등이 참석한
남인수가요제 개최 관련 회의에서 격론이 오간 끝에
올해 남인수 가요제는 그대로 시행하되,
차후 남인수가 친일인명사전에 정식으로 수록되면
그때 가서 가요제 명칭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년간 진주시와
주관 방송사 관계자들과 논의를 해왔던 시민단체 대표들이
위원사퇴와 명칭변경 관련 투표를 기권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날 결정은 남인수 가요제를
영원히 존속시키자는 결정이 아니라
남인수의 친일에 대한 평가가 확정되고
진주시민들이 수용할 때 폐지해도 늦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지난 8월 31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진주시민운동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에는 남인수 가요제의 명칭변경이 아닌
가요제의 즉각 폐지와 예산지원 중단,
개천예술제에서 남인수가요제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 가요제를 둘러싼 시민단체와 주관, 주최측의 입장은 알겠는데, 수혜자인 시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 이번 남인수 가요제 논란과 관련해
시민단체와 주최 주관측 모두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사실 시민단체의 가요제 폐지 주장은 가요제 존폐여부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전달하는 과정이라기 보다는
친일잔재청산이라는 단체의 명분을 지키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이었고,
가요제 개최에 대한 논리도 확고하게 가지지 못한 채
시민들의 여론보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주최와 주관사의 모습 역시
시민을 위한 행사추진이라는 명분을 얻기에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현재 남인수 가요제는
진주에서 개최되는 하나의 문화행사로
진주시민들이 모두 즐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남인수 가요제를 보면서
남인수의 친일문제를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문화예술의 변방지대에 살고 있는
진주시민의 입장에서 볼때 이러한 가요제를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문화적 욕구를 채우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문화행사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전국적인 규모의 문화행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을
오히려 문제점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물론 남인수의 친일문제와 관련한 시시비비는
분명히 가려져야 합니다.
진주출신이라는 관점에서 고개를 들 수 있는
무조건적인 동정론도 경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차후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해
남인수의 친일경력에 대한 평가가 확정된다면
남인수 가요제는 당연히 폐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민단체들의 주장대로 민족의 성지이자
항일의 성지인 진주성에서 친일경력이 있는
인사의 이름을 내세운 가요제가 개최되어서도 안되고
그때가 되면 진주시민들도
더 이상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인수 가요제와 관련한 논란과정에서
과연 진주에서 남인수 가요제나 가요무대와 같은
전국적인 규모의 문화행사가 열릴 때 마다
새벽에 나와 줄을 서서 표를 받고,
자리가 없어 복도에 쪼그리고 앉아서라도
행사를 관람하고자 하는 진주시민들을
염두에 둔 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남인수 가요제 폐지 논란에 앞서 지금이라도
진주시민들의 여론을 확인하는 절차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남인수 가요제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진주시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