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문화체험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지원 프로그램인 문화 바우처 사업이
지난해 시범실시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때는 주관처 선정에 따른 잡음도 있었고,
장애우 등 특수계층의 문화향유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앞으로 저소득층의 입장에서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문화 바우처 사업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 문화바우처 사업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드는데, 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죠?

▶ 바우처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증서 또는 상품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마케팅에서 특정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이지만,
현재는 사회보장제도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화관광부와 한국 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 바우처사업은 문화체험 기회로부터 소외된
저소득 노인,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등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예를들면 장애인 단체에서
특정 문화 예술단체의 공연 관람을 신청하면
문화예술 교육협의회가 초대권을 구입해 지원해주는 방식입니다.
지난 2005년도에는 서울, 대구, 전북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됐지만
올해부터는 지원 규모를 크게 확대해
전국 광역자치단체별로 1개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자로 선정된 단체는
해당 지역의 지원대상자 섭외와 사업홍보,
문화프로그램 발굴, 관람현장 안내지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됩니다.
경남 지역 주관처는 경남 문화 나눔 컨소시엄이 선정되어
올해 일 억 육 천 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내년 2월까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경남지역 문화바우처 사업의 첫 작품으로는
지난 6월 27일 진주 극단 현장의
새로운 피노키오 라는 작품이 선정되어 공연을 가진바 있습니다.

○ 사업의 성격만 봐서는 좋은 제도인 것 같지만 지난해 시범운영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보완돼야 원래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까요?

▶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문화바우처 사업은
소외계층의 문화향유 기회확대라는 뚜렷한 장점도 있지만,
문화선택권 보장문제, 사업 주관처 선정 잡음문제,
관람 신청상의 문제 등 산적한 문제도 안고 있어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시범운영 기간동안 드러난 문제점중
가장 부각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제도를 향유하는 저소득계층 중
상대적 특수성을 띠는 단체의 문화선택권 보장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수혜자인 저소득층 장애인, 아동, 노인, 어린이 등이 갖고 있는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아
사업의 성격이 일반인 위주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관람신청 지원 배분을 보면
장애인 40%, 아동 30%, 노인 10%, 일반 20%의 비율로
배분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것이 잘 지켜질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장애인 계층은 이동의 불편함과
장애 유형의 다양화로 현장에서 문화 공연을 즐기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문제는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 주관처 선정에 있어서도 많은 잡음이 생겼습니다.
사실 지원대상인 장애우, 아동, 노인, 일반인의 이해를
수용할 수 있는 포괄적 개념의 단체를 선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관 사업처 선정 과정에서
각 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사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신청 과정상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신청절차가 까다로운 것도 있지만,
신청양식에 기재된 장애유형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단체 관람을 특정지어 놓고 있어서
프로그램에 대한 선택권이 한정되고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인한 낙인효과를 유발해서
심리적, 정신적 위축감을 주는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좋은 취지의 문화사업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엄중한 신청절차와
상대적 특수성을 감안하는 배려를 기본으로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문화 공연 현장에서의 문턱이 되고 있는
시설미비와 편의시설 부족 등의 문제해결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국고지원 정책사업이 갖는 특성인
사업의 졸속 추진을 철저히 감시하는 한편
저소득층 입장에서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이해하는 사업이 되도록 추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문화바우처 사업이 갖고 있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고
문화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