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진주문화예술계의 문화권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면서 진주지역의 축제들은 그 어느해 보다 많은 변화와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올 한 해 진주의 축제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하겠습니다.
황위원님!


○ 먼저 진주지역 축제가 가진 문제점을 진단해 보죠.

▶ 그동안 진주지역의 축제가
특정 문화권력의 손에 좌지우지돼 온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정 단체 인사들이 2-3개의 축제를 전담해 왔고
그러다 보니 지역축제의 발전적 접근보다는
현상유지에만 급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진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57년 전통의 개천예술제가
지금은 겨우 명맥만 잇고 있고
여성축제를 표방했던 논개제가 지금은 정체성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특정 문화권력에 의한 문화예술 권력구도가 오히려
지역축제의 정체성을 퇴보시켜왔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형식적인 축제기구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축제를 앞두고 보통 제전위원회나 조직위원회를 꾸리고 있는데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위원회의 역할은
그야말로 거수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인적구성도 거의 대부분 지역유지와 특정 단체의 장
또는 정치인들로 구성돼 있어
축제의 발전적인 측면에 기여하는 바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위원회의 운영은 젊고 참신한 문화인력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봉쇄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축제의 다양한 컨텐츠 확보 등
소프웨어의 부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진주지역의 축제가 해마다 '그게 그거다‘ 라는
비판을 받게 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축제별로 행사의 주최가
다소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같은 부작용은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주예총의 주장대로 논개제와 개천예술제는
진주예총에서 주최하고
남강유등축제는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 개최하게 된다면
상호 경쟁체제 구축으로 인한
축제의 질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는 5월에 개최되는 논개제가
올해 진주 지역 축제의 발전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올해 개최되는 각 축제별로 전망을 해 보죠.

▶ 오는 5월에 개최되는 논개제는
먼저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다시말하면 여성축제로 갈것인지
전통예술축제로 갈것인지
컨텐츠의 명확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논개제는 제1회 행사때 여성부 차관이 참석하는 등
여성축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각종 문화예술행사들이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짬뽕축제가 되고 있습니다.
논개제의 주제를 좀 명확히 해야만
논개제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고 성공하는 축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주예총이 논개제 개최를 주장하면서
주최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축제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금 축제준비를 해도 늦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주최논란이 빨리 해결되지 못할 경우
또다시 반쪽 축제가 되고 말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개천예술제 역시
주최논란은 물론이고 풍물시장과 부교 운영권, 광고 협찬 등의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진주를 대표하던 뜨는 축제에서 이제는 지는 축제로
추락하고 있는 개천예술제를 살리기 위해
진주예총과 진주문화예술재단이 극한 대립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선결조건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강유등축제와 별도로 개최하겠다는 등의
단체 이기주의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상호보완재로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남강유등축제는 2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면서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유료화 문제 등은
자칫 시민들의 반발을 가져올 소지가 많습니다.
자립축제의 표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치밀한 준비로 개천예술제에 이어
진주를 대표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작부터 무수한 논란을 불러 일으킨 드라마 페스티벌은 진주를 대표하는 축제이자 문화컨텐츠로 인식되기보다는
특정 국회의원에 의해 주도되는 정치적인 도구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고착화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탈피하지 않는 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산이 많다고 해서 좋은 축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해 행사처럼 시민들이 축제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사에 동원되고 수십억원의 예산이
지역이 아닌 서울의 특정 업체에 집중되고 만다면
드라마페스티벌이 정치적 목적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될 것입니다.

올해 진주의 축제는 퇴보 또는 발전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진주의 축제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잘 해결돼
오는 연말쯤에는 보다 희망적인 축제 결산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