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주 문화예술계의 화두는 단연 지역문화예술계의 구조개편입니다. 진주예총의 위상 변화에 따른 진주문화예술재단과의 관계정립이 향후 진주문화예술계의 순항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문화예술계 판도를 전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진주예총지부장 선거 이후에 진주지역 문화예술계의 변화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 지난 10일 치러진 진주예총 지부장 선거는
기존 진주문화예술재단의 노선을 지지하는 후보와
기존질서 거부를 표방한 후보가
진주문화예술계의 구조개편 향배를 놓고 벌인
한판 대결이었습니다.
따라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지부장 선거 결과에 따라
진주문화예술계의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당시 지부장 선거 당시 이슈가 되었던
'진주예총 제자리 찾기'라는 공약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진주예총 제자리 찾기’는
그동안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해왔던 문화예술인들의
자기 권리 찾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진주문화예술계 권력의 핵심이었던
진주문화예술재단이 그동안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개천예술제를 비롯한 진주논개제 등을
앞으로는 진주예총이 갖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도권 다툼의 서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진주예총 김철수 신임지부장은
개천예술제 기간중에 운영하는 남강 부교와 풍물시장은
앞으로 진주예총에서 관리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향후 진주예총과 진주문화예술재단간의 관계정립에 있어
상당한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입니다.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가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경우
향후 문화예술계 주도권 다툼이 자칫하면
문화예술계의 분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진주문화예술재단의 인적구성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진주예총에 따르면 현재 진주문화예술재단에는
예총지부장을 비롯한 단위 협회장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재단 이사진의 인적쇄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재단 이사진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4-50대 진주문화예술인이 한 명도 없고
심지어 진주예총 지부장이 이사에 포함돼 있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진주예총 지부장 선거를 치른지
채 10일이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진주예총과 각 단위 협회에서
전방위적인 불만들이 터져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립상태가 유지될 경우 진
주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 개천예술제 개최를 둘러싼 문제가 예총과 재단간의 관계정립에 있어 선결과제일 것으로 보이는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 예, 맞습니다. 진주예총과 진주문화예술재단의 이른바
진주문화예술 주도권 다툼의 서막은
바로 개천예술제 주관문제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재 개천예술제 주관은 개천예술제 제전위원회와
진주예총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예총이 개천예술제 주관의 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실질적으로 개천예술제를 집행하는 대회 상임위원들은
진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진주예총은 지난 8년 동안 그야말로
이름만 올려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진주예총은 이번에야 말로 진주예총에서 주도적으로
개천예술제를 개최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진주예총의 주장대로 올해부터
예총이 독자적으로 개천예술제를 주관하고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주관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개천예술제 개최 주도권 싸움의 이면에는
바로 부교와 풍물시장 운영권이라는 이권이
개입돼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교와 풍물시장 운영권이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동안 상대적 박탈감을 겪어 왔던
진주예총의 제자리찾기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개천예술제 개최 뿐만 아니라
부교와 풍물시장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진주예총은 타협보다는 강공을 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실정입니다.

비록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진주예총과 진주문화예술재단과의 갈등과 불협화음은
지금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주예총과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상호간에 보다 유기적이고 긴밀한 관계설정을 통해
진주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이들 두 단체가 문화권력 주도권 다툼에만 골몰할 경우
진주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난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