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렬 아나운서)경남도가 지역축제를 구조조정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방법은 우수축제에 예산을 집중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해 유사축제를 통폐합하거나 폐지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남도가 내놓은 대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역축제 개선을 위한 근본대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경남도의 땜질식 문화 행정에 대한 도민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경남도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역축제 구조조정 대책은
한마디로 일회성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지역축제 개선을 위한 고민의 흔적도 없이
그때그때 상황만 벗어나자는 땜질식 처방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도가 밝힌 지역축제 구조조정 대책을 보면
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지역축제 가운데 우수축제를 선정하고, 예산을 집중 지원해서 유사축제를 통폐합 또는
폐지를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도의 의지가 이렇다면 궁금해 지는 것이
우수축제로 선정된 지역축제에 지원되는 예산의 규모입니다.
그런데 도가 밝힌 그 예산규모는 한마디로
코끼리 비스켓에 불과합니다.
경남도는 올해부터 지역축제 개선 방안의 하나로
시군별 대표축제 1종씩을 자체적으로 선택해
도비를 지원했습니다.
다시 20종의 축제를 놓고 도가 선정위원회를 통해
4개의 우수축제를 골라 추가지원을 했습니다.
올해 우수축제는 진주 개천예술제와 진해 군항제,
통영 한산대첩 축제, 김해 가야세계문화축전 등 4개로
각각 3,000만원의 도비를 지원했고,
나머지 16개 축제에 대해서는 1,000만원의 도비를 지원해,
올 한해동안 경남도가 도내 지역축제에 지원한 예산은
통틀어 3억8,00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남도가 지원하는 예산이 턱없이 적어
지역의 축제를 통폐합하거나 폐지를 유도할 만큼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시군의 입장에서 볼 때
한 푼이라도 아쉬운 입장에서
도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 좋지만,
안받아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상태에서
경남도가 내놓은 이같은 설익은 당근책이 통할 리가 없습니다.

지역축제의 평균 예산이 수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1000만원에서 3000만원에 불과한 축제 예산지원이
과연 축제 통폐합이나 폐지를 결정할만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이와함께 경남도는
우수축제가 규모위주로 선정됐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
내년부터는 육성축제를 2개 가량 선정해
1,5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예산의 집중지원을 통한
경남도의 지역축제 개선유도 방안은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 즉흥적인 대책도 문제지만 문제점 투성이인 지역축제 개선을 위한 고민의 흔적은 물론이고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과정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 아닙니까?
▶ 예 맞습니다.
그동안 지역축제가 가진 문제점은 누누이 지적돼 왔습니다.
이들 유사 지역축제들이 연례적인 행사로 변질되고
경쟁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단 시작되면
나중에 폐지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
예산과 행정력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현재 경남도내에서 문화예술 관광 분야에 걸쳐
시․군에서 개최되는 크고 작은 축제들을 모두 합치면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축제중 민선단체장이 부활된 1995년 이후
지역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생겨난 축제가
전체 예순다섯종(65종) 가운데 60%에 가까운 서른세종(33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남도는
지역축제에 대한 운영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고
일회성 대책마련에만 급급했습니다.
이와관련해 경남도의회 최진덕 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무분별한 지역축제 개선대책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최의원은 경남도가 가지고 있는
지역축제 행정에 대한 기본 방침을 세우고 현재 드러난 문제점, 그리고 향후 개선해야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심도있는 연구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같은 질문에 대한 경남도의 답변은
지역특성과 지역산업 육성이 가능하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축제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을뿐
근본처방 마련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역축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앵무새처럼 문제점만 되풀이 할게 아니라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만약 경남도가 무분별한 지역축제를 개선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 지금처럼 단기적인 처방전만 내놓아서는
지역축제의 체질개선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경남도는 지금이라도 지역축제가 가진 문제점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해서
도민들에게 경제적 효과는 물론
격조높은 문화적 삶의 질까지 안겨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