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객사 원형 복원 논란이 사실상 일단락 됐습니다.
공사현장에서 발굴된 유구를 사업부지내에 이전해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문화재위원회의 결론에 따른 것입니다.
오늘은 진주객사 원형 복원 논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진주의 역사인식 부재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 결국 진주객사 복원은 물거품이 됐다는 이야기죠?

▶ 네 맞습니다.
문화재 위원회는 발굴된 유구를 사업부지 안으로 이전해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지역 일대에 대한 기초조사와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문화재 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은
과거에 진주목 관아가 있었던 지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진주객사 복원 문제는
사실상 일단락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진주객사 복원 논란 과정을 돌아보면서
진주에 만연해 있는 역사인식 부족 문제가
진주객사를 역사속으로 묻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결론을 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 우리는 진주객사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가
세 번이나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객사를 허물고 진주법원을 지었을때와,
진주법원이 옮겨지고 진주문화방송이 들어설 때,
그리고 진주문화방송이 옮겨가고
결국 건설회사에 매각되었을 때입니다.
이중 가장 최근의 경우
진주문화방송 이전과 관련해서
진주객사 복원에 대해
시민과 언론, 또 의회에서도
몇 차례 인식변화를 요구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진주시, 진주시민, 언론까지도
모두가 역사인식의 변화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먼저 진주시의 역사인식 부족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주시는 진주객사 복원의 타당성은 인정하면서도
70억원대에 달하는 매입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하에 매입을 포기했습니다.
진주객사의 복원이
천년고도와 문화예술의 도시인 진주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염원을 외면한 것입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진주의 이같은 역사인식 부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현대에 들어와 진주시는 섭천못과 가마못을 매립해 버렸고,
일제시대 민족교육의 시발을 이룬
금성초등학교 부지를 매각했습니다.
이렇게 진주는 역사적 의미가 깃든 곳들을 숱하게 파괴하며,
그저 시멘트 구조물로 채워진 특색없는 도시를 만들고도
지금까지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진주시의 이러한 인식은
개발가치가 지배하던 시대에 파괴한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이제는 제대로 챙겨야 한다는 각성의 발로는 커녕
앞으로 진주 역사와 문화의 파괴자로 남게 된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 진주객사 복원 논란 과정에서 진주시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까?

▶ 진주객사가 가지는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인식부재는 물론이고,
진주의 정신적 유산마저도 경제논리에 대입시키는
몰이해적인 자세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지역구 도로포장에는 목숨을 걸면서도
문화재 복원이나 보존에 대해서는 소 닭 보듯하는 자세를 보면 과연 진주를 대표하는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비단 이번 진주객사 문제 뿐만 아니라
진주의 모든 현안에 대처하는 시의회의 자세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적인 시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진주객사 복원 문제에 있어서 진주시의회의 대처는
한마디로 강건너 불구경식이었습니다.
진주객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왜 복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도 없는 상황에서
복원의 정당성을 주장해 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무리한 요구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주시의회는 진주객사 복원에 대해
의회 차원의 면밀한 검토도 없었고
일부 의원들이 나서서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 역시 무관심 속에서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언론에서 진주객사 복원 문제를 제기하자
이번에는 21명의 시의원중 7명이
진주객사 자리에 아파트 공사가 한 창인데도
그 공사현장에 원형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결국 자신의 의지보다는 정치적 논리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습니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지역의 언론이 지금처럼 뒷북만 칠게 아니라
진주객사 복원 여론이 일어났을 당시에
왜 지금처럼 복원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시민들의 여론을 모으는 일을 하지 못했냐는 것입니다.
이런점에서 예산타령을 한 진주시나 무관심한 진주시의회,
뒷북만 친 꼴이 된 지역의 언론까지
진주객사를 역사속으로 묻어버렸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제 문화재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주객사는 숱한 논란만 남긴 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진주객사 복원 논란을 계기로
우리는 문화의 세기라 일컫는 21세기에
문화재 홀대를 우리 스스로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역사인식을 제고해
지금부터라도 진주의 소중한 역사적 상징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도록
미리 그 대안을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