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떤 내용입니까?

▶ 제5대 진주시의회가 개원한지 5개월째를 맞고 있습니다.
임기 4년인 시의원들의 짧은 활동기간을 놓고
공약 이행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시의원들의 지난 활동을 뒤돌아 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오늘은 진주시의회 의원들의
선거 당시 문화관련 공약은 어떤 것이 있으며
진행상황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 진주시의회 의원들의 문화관련 공약 현황과 눈에 띄는 공약이 있다면 소개를 좀 해주시죠.

▶ 사실 선거에 있어서 문화관련 공약은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인지
선거 당시 문화관련 공약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대부분 지역개발공약이나
여성 노인 관련 공약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선거과정에서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진주시의회 의원들이 선거당시 내건
문화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는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여성이나 노인, 지역개발 공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문화와 관련한 공약을 단 한가지도 내걸지 않은 의원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또한 그나마 문화공약의 대부분이
문화관련 시설 설치나 공연 등에 국한돼 있고,
문화 인프라구축 등 문화관련 정책을 내건 시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결국 선거당시 내건 문화관련 공약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시의원들이 내건 문화관련 공약 가운데
도서관건립 공약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이갑술의원은 천전지구에 도서관을,
이병수의원과 김백용의원은 동부지역에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했고,
전병욱의원도 남부지역 시립도서관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중에서 전병욱의원은
의원 자질향상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진주시의 모든 자료를 소장할 수 있는 규모의
의회도서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 기회확대를 위해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공연을 공약으로 내건 시의원도 있었습니다. 구자경의원은 신안․평거 녹지대에서
상설문화공연을 추진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고,
전병욱의원은 패밀리콘서트를 통해
지역문화 알리기와 문화향유기회를 확대하는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이외에 주목할만한 공약은
조현신의원이 공약한 전국도서 박람회 개최,
강석중 의원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목공예 특산품 판매단지 조성 등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 비록 영역도 다양하지 못하고 분야도 국한돼 있지만 그나마 문화관련 공약을 제시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서글픈 생각이 드는데, 현재 공약 이행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습니까?

▶ 시의회가 개원한지 불과 5개월을 맞고 있는 시점에서
공약이행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근 지자체의 경우를 보면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자신이 내 건 공약이행을 위해
재원마련방안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수립해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주에서는 아직 이런 움직임 조차 없습니다.
공약대로라면 임기동안 최소 5개의 도서관이 건립되고,
매월 한 두 차례의 문화공연이 열려야 하지만
아직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도서관 건립은 시의원 차원의 공약이라기 보다는
도의원과 시장의 공약에 끼어들기를 한 것이 많고,
문화공연은 준비기간만 해도
최소한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문화관련 공약을 이행하는
시의원들의 태도입니다.
지역개발이나 여성, 노인, 어린이 등
직접적인 이익이 창출되는 공약에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문화관련 공약은 뒷전이기 때문입니다.
현 상태를 보면
문화공약은 언제가 되던지간에 추진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지 않나 하는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 문화공연도 좋고, 도서관 건립도 좋지만 지역실정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문화정책 수립이나 문화인프라 구축이 더 시급한 것 아닙니까?

▶ 예, 맞습니다.
사실 지방자치는 문화자치이며,
문화예술 정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자부하고 있는 진주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현재 진주시나 진주시의회 모두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다시 말하면
문화마인드 자체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지난 5.31 선거 당시 민예총 진주지부는
문화공약을 제안하면서 시민들의 문화권 신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시민이 지역문화의 생산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이들 시의원들이 내건 문화 공약을 보면
민예총 진주지부의 이러한 주장 역시
메아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문화관련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한사람의 시의원이라도 나타나 주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것이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를 늘 주창하고 있는
진주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공약때문이 아니라
지금부터 진주의 문화와 예술 발전을 위한 마인드를 간직한
진주시의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