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무료입장 논란을 계기로 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기간동안 설치 운영하고 있는 남강 부교의 통행료 징수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이른바 '돈벌이용 다리'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부교 통행료 문제는 자립축제의 기반이 되는 몇 안되는 수익사업중의 하나라는 이유로 그동안 논외가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남강 부교 통행료 징수 재검토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남강 부교 통행료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데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죠?

▶ 남강 부교는 그동안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다, 돈벌이용 다리다 라는 등 각종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2년까지 남강 부교는 강을 건너기 위한 임시 가교역할을 했지만 2003년 부터는 유등관람을 위한 부교로 기능전환을 했고, 유등축제가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수익사업이 있어야 한다는 진주문화예술재단의 논리가 먹혀들었습니다.
따라서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1인당 500원이었던 편도 통행료가 2003년에는 1인당 천 원으로 기습적으로 2배나 오르는 등 유등관람 편의보다는 돈벌이용에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입니다.
통행료도 통행료지만 진주시민들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의 불만은 따로 있습니다. 재단측의 논리대로 남강 부교가 유등을 관람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유등을 감상하면서 부교를 건널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실제로 부교에서 머무는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그것도 부교를 건너는 사람들이 많아 쫓기듯 부교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남강의 유등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등 여유를 갖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남강을 건너는 다리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그냥 기념으로 부교를 건너가 본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부교 통행료 부담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편도 통행료만으로 생각한다면 천 원이 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2,000원이나 다름없습니다. 부교를 건넌 사람들이 다시 강 건너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진주교를 건너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천 원을 지불하고 부교를 건너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부교를 운영하고 있는 재단측은 무조건 축제의 자립을 위해서는 수익사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그동안 진주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왔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최소한 진주시민의 경우 부교 통행료는 무료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 그런데 최근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가 분리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교 관리권을 놓고 각종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죠?

▶ 얼마 전 진주문화예술재단이 개천예술제 주최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공문을 진주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개천예술제는 진주예총이, 남강유등축제는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 사실상 관리를 해왔던 야시장과 부교 운영권 문제가 돌출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개천예술제 개최권을 맡게 될 진주예총이 야시장과 부교 운영권을 요구한 것입니다.
야시장과 부교 운영권은 사실 축제 예산을 확보하는데 있어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 온 것이 사실이고자립축제의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단과 진주예총 모두 탐내지 않을 수 없는 몇 안되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논의의 과정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야시장과 부교의 운영권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야시장 운영은 진주예총이 맡아서 하고 부교운영권은 재단이 맡되, 대신 부교 수익금의 일부를 진주예총에 주는 제안이 나왔다는 설이 흘러나왔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논의가 제기됐다는 것은 부교 운영권이 자립축제의 기반이 되는 수익사업이기 이전에 이권사업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만약 부교 운영사업이 특정 단체의 이권사업으로 변질되어 간다면 과연 이들 단체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과연 통행료를 내는 것이 옳은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해 수십 억 원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사실 부교에 대한 재투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십만명이 건너는 부교의 안전성문제나 편의시설 확충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운영권을 놓고 이같은 논의만 오가고 있다면 시민들이나 외지 관광객들에게 통행료를 받는 것이 옳은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이같은 지적을 그냥 흘려 들을 수 만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