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4월 6일자)

진주문화예술재단의 개천예술제 주최 반납을 계기로 진주문화예술계의 문화권력 주도권 다툼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진주문화예술재단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문화권력과 진주예총을 비롯한 민예총 등 신흥 문화권력이 각 분야에서 세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문화예술계의 문화권력 재편 움직임과 향후 전망을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사실 진주지역 문화예술계의 주도권 다툼은 진주예총 회장 선거 이후 본격화되지 않았습니까?

▶ 예 맞습니다.
사실 그동안 진주문화예술계는
진주문화예술재단을 중심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진주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5월에 개최되는 논개제를 시작으로
10월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 등
진주지역의 3대 축제를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 독식하고 있습니다.
 
이들 3대 축제의 예산을 모두 합치면
연간 20억원이 훨씬 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움직이는 진주문화예술재단이
그동안 진주 문화예술계의 권좌를 차지하고
문화예술단체들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해온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민예총 등 진주의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진주문화예술재단의 개혁 필요성을 줄기차게 제기해왔지만
결국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거대한 문화권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진주문화예술재단과
맞붙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진주문화예술재단의 독단적 행보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 진주예총입니다.
진주예총선거 당시를 뒤돌아 보면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이
모두 진주예총 제자리찾기였습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그동안 진주예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진주문화예술재단의 뒤치닥꺼리나 하는 단체였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임 진주예총 회장이 취임 일성시
개천예술제를 진주예총에서 개최하겠다고 공언한것도
이를 잘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이후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예총의 주도권 다툼이 시작됐고,
지난달 26일 진주문화예술재단이 개천예술제 주최 주관을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진주시에 제출하면서
진주문화권력의 주도권 다툼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공문의 진위여부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어서
진주시의 공문처리에 대해 주목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그런데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예총간의 이러한 문화권력 주도권 다툼이 문화권력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들이 많지 않습니까?

▶ 예 맞습니다.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진주시에 보낸 공문의 내용을 보면
사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공문상에 보면
󰡒같은 시기에 열리는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를
한꺼번에 진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 생각해
재단이사회를 통해 개천예술제 주관․주최를 반납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는 반납의 이유 때문입니다.

사실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지금까지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무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왜 하필이면 개천예술제 반납의 이유를
두 축제를 진행하는 것이 무리기 때문이라고
적시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로 많습니다.
재단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제 개천예술제는
다른 단체에서 맡아 치르고 남강유등축제에만 집중해
전국적인 축제로 키우고 싶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이들 두 축제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진주시에
그 책임을 넘겨버렸다는 것입니다.
사실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진주시가 개천예술제 개최권을
진주예총에 넘기기를 꺼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진주시가 개천예술제 개최권을 다시
진주문화예술재단에 맡기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실여부를 떠나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을 볼때
진주문화예술계의 주도권 다툼은 이미 시작됐지만
견고한 진주문화예술계의 권력 재편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예총의 주도권 다툼은 외형적인 것이고 예산지원 및 행사지원 등
사실상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진주시의 의사결정에 따라
진주문화예술계의 문화권력 재편의 향배가 달려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되는 일이 하나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문화 주도권 다툼과정에서
진주시민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주시는 물론이고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예총은
문화권력 주도권 다툼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진주문화예술의 발전방안을 가지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진주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