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최근 진주성 무료 개방 여부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찬반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지난해 진주성 무료개방을 놓고 진주시의회에서 관련 조례 개정 움직임이 한 번 있었죠?

▶ 예. 지난해 진주시의회 강민아의원이
진주시민에 한해 진주성 관람료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당시에 진주성 관리사무소측은
연간 5억원의 특별회계 예산 가운데
이중 절반이 관람료가 차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무료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원들도 수입금 감소 등에 대한 격론을 벌인 끝에
'시의회 내에서 자체 실사를 거친 후 발의하자'는
결론을 냈습니다.

이에따라 진주시의회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동안
진주성 매표소 앞에서 실사를 한 결과,
이틀동안의 유료 입장객 가운데 진주시민의 비율은
10%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설문조사시
진주시민들이 지출하는 연간 관람료 예상치 1억원 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따라 지난해 조례개정을 발의했던 강민아 의원은
진주시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 만큼 과감하게 진주성을
진주시민들에게 무료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실사결과를 토대로 조례안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진주시민들이 입장료 때문에 무료 시간대인
야간이나 새벽시간에만 진주성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무료로 전환해 진주시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진주성 보호와 관리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지역 사랑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주성 관리사무소는 여전히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주성 관리사무소는 전체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할 경우
사적지가 아닌 놀이공간으로 활용돼 관리가 어려운 것은 물론
호국성지로서의 본래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 사적지는 수혜자 부담 원칙에 따라
관람료를 받는 것이 타당하며
만약 진주시민에게만 무료 개방할 경우
다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재정수입 감소로
진주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면서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한편 일부에서는 진주성 안에 있는
국립 진주박물관 입장료 문제 역시 진주성 무료개방과 관련해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진주시민들은 물론이고 외지 관광객들의 경우,
진주성 관람이 아닌 진주박물관만 보고자 해도
진주성 입장료를 내고 또 박물관 입장료를 내야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진주성 무료개방에 대한 찬반논란의 핵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 진주성은 사적 제118호로 지정돼 있으며
호국 충절의 도시 진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주성은 진주대첩과 의기 논개의 순국,
그리고 전몰한 7만 민관군의 넋이 숨쉬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반면 진주성은 사적지이지만 진주시민들은
휴식과 녹지공간을 갖춘 공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진주성 안에서
각종 공연과 행사가 꾸준히 개최되면서
마땅한 문화공간이 없는 진주에
최적의 공연장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료개방과 관련한 찬반논란의 핵심에는
진주성의 기능을 앞으로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즉, 사적지로서의 진주성으로 본다면
무료개방은 규제에 비중을 두고 있는
문화재보호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
국가사적지를 전체 국민이 아닌 진주시민에게만
무료개방 할 경우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문화공간 혹은 휴식공간으로서의
진주성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타지의 관광객들에게 진주성은 관광이 목적이지만
진주시민들에게는 휴식의 공간이자
시내 중심가의 부족한 녹지공간을 충족시켜주는
좋은 쉼터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앞으로도 진주성을
현재와 같이 사적지 기능을 그대로 견지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봅니다.

진주시에서는 진주성을 무료개방할 경우
진주성의 관리와 보존을 위한 인건비와 시설비 등
많은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진주시의 예산을 보면
축제관련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적절한 예산 투입인가를 따지고 싶지는 않지만,
진주성을 무료로 개방하고 축제관련 예산중 일부 만이라도
진주성 관리에 투입한다면
낭비성 축제예산을 늘이는 일보다 더욱 값진 일이 될 것입니다.

사실 진주성은 호국성지이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결론을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진주성 무료개방을 통해
보다 많은 진주시민들이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면
진주성 무료개방은
다른 어떤 것 보다 의미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