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3월 2일)

경남도내 예술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최근 실시된 도내 예술계 수장 선거를 분석해본 결과 40대 등 비교적 젊은 인사가 예술계의 전면에 부상하는가 하면 분야별로 고착화 성향을 보였던 지역별 판세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도내 예술계 수장들의 세대교체 바람과 지역판도변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최근 도내 예술단체 수장들의 세대교체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지고 있습니까?

▶ 도내 예술계는 지난해 말부터 올 2월까지
그야말로 선거홍역을 치렀습니다.

일각에서는 도내 예술단체장 선거전이 치열한데도 불구하고
정작 선거과정은 비민주적이고 불합리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마산예총회장 선거를 마지막으로
도내 대부분의 예술단체장 선거는
큰 탈없이 사실상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선거를 분석해 보면
도내 예술계의 새로운 수장에 40대의 비교적 젊은 인사가
전면에 부상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남음악협회 최천희 회장이 49세,
경남무용협회 이명선회장이 40대 중반,
경남미협 각 지부도 40대가 신임회장으로 선출돼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 수장에 대한 기대는 남다를 수 밖에 없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로 나타날지,
아니면 퇴보적인 변화로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들 젊은 수장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 단체 내․외부의 시스템과 인력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역적인 판세변화도 있었습니다.
마산과 창원출신 회장을 배출하며 마․창지역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던 경남예총의 경우,
이번에는 거창을 기반으로 한 이종일씨를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활동반경이 서부경남지역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한국서예협회 경남도 지회는 이와 반대로
진주 등 서부경남지역이 중심이었으나,
올해 초 창원의 김종원씨가 지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앞으로는 마․창지역 서예인들의 활발한 활동이 예상됩니다.

이처럼 세대교체와 지역판도 변화로 요약되는
이번 도내 예술단체장 선거가 마무리되고
신임 지회장과 지부장들의 면면이 드러나면서
도내 예술계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예술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예술단체별로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는가 하면 참여와 화합을 강조하는 등 차별성이 드러나고 있죠?

▶ 예 맞습니다.

도내 예술계에 변화의 바람을 가장 먼저 몰고 온
진주예총의 경우 진주예총 제자리찾기를 위해
다소 개혁적인 방향의 사업들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방향타를 잃고 있는 진주 개천예술제를 살리는 등
지역 예술계의 판도 변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경남예총은 자체적으로 사느냐 주저 앉느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진단에 따라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은 시대적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회원들의 총의가 이미 결집된 상태라고 판단하고
광범위한 변화의 움직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8년만에 선거를 치른 경남무용협회는
조직재편은 물론 경선시스템 구축과 함께
개혁과 무용인의 결집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 부재로 인한 관행적인 사업추진이 불러 일으킨
무용계의 분열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개혁적 성향이 강한 인물을 수장으로 맞이한 경남음악협회도
새로운 운영방안을 제시한 상태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고,
도드라진 열혈 개혁파가 없이
변화보다는 참여와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미술계는
내실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향을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각 지부 예총이나 도 단위 협회별로
아무리 개혁적이고 생산적인 정책을 개발해 추진한다해도
기존의 관행을 깨뜨리지 못한다면
그들이 추구하는 변화나 개혁은 요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 단체의 내․외부 시스템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최근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와 지역판도 변화도
제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과정에서 도출되었던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도
도내 예술계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이제 도내 예술계의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각 예술단체별로 제시한 공약을
어떻게 제대로 실천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세대교체 바람이나 지역판도변화가
새로운 기득권의 쟁취가 아닌
각 예술단체에 소속된 회원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도내 예술단체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