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유등축제와 분리되면서 새로운 기획과 행사내용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던 올해 개천예술제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촉박한 준비기간과 사전 준비 부족는 물론 과도한 예산편성에 따른 예산안 부결 등으로 내부 갈등까지 예상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올해 개천예술제를 전망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행사가 불과 2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은 뭡니까?

▶ 먼저 올해 개천예술제 예산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말들이 많습니다.
개천예술제 제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경남도문화예술회관 소회의실에서 제전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올해 예산안 등을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는
예산편성의 모호성을 두고 위원간의 논쟁이 벌어진 끝에
예산안이 부결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올해 개천예술제 지출 총괄표에 따르면
올해 제전위원회에 제출한 예산규모는 7억 4000만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6억 4000만원에 비해 1억원 가량 증액된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의 발단은 예산안 심의에 앞서
김철수 진주예총 회장이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많은 고심과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과 함께
미비한 부분은 내년에 반영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사실 이번에 제출된 예산편성안을 보면
지난해 예산안에서 크게 수정된 것이 없이
조금씩 보완하고 덧붙인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위원들간에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개천예술제의 주가 되어야 할 경연부문의 예산 증액이
기타 운영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축하행사와 운영관리부문은 지난해에 비해
38.4%와 50.5%가 증액된데 반해
예술경연부문은 겨우 11.1%만 증액된 것입니다.
이에 위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결국 예산안이 부결되고 만것입니다.

○ 사실 올해 개천예술제는 주최가 바뀌면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는데 행사를 2달여 앞두고 이런 상황이라면 문제가 크지 않습니까?

▶ 맞습니다. 이날 제전위원회에 참석한 제전위원들도
올해부터 등축제와 분리되어서
진주예총이 주최하는 만큼
시민들은 우려와 함께 기대와 관심이 높았지만
실상 차려놓은 밥상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위원들은 여러차례의 간사회의를 거치면서도
예산편성안과 계획안은 오리무중이고
지난해 축제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며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4일 열린 간사회의에서
제대로 된 예산계획서를 본회의에 제출했지만 묵살된 반면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과도한 편성과 중복편성 등
모호한 부분이 많아 제전위원회 개최전부터
이같은 논란은 예견됐습니다.

다시말하면 이번에 제전위원회에 제출된 예산안은 올해부터
등축제 분리개최의 의미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예산안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주객전도된 예산편성안이며
지난해 예산안을 답습한 베끼기 예산안이라는게
제전위원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사실 진주예총이 올해 개천예술제를 주최하면서
촉박한 준비기간과 사전준비 부족 등으로 난항이 예고됐습니다. 개천예술제 개최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도 문제였지만
예산편성 과정에서 드러난 이기주의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주예총측은 기획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새로운 개천예술제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예산편성 문제부터 발목이 잡히면서
올해 개천예술제가 졸속으로 추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 개천예술제의 꽃은 바로 경연대회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문의 예산증액이 적다는 것은 내실보다는 외적인 부분에 너무 치중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 사실 그 부분이 문젭니다.
개천예술제는 예술경연이 주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개천예술제는 외적인 화려함만을 중시한채
예술경연은 등한시해 왔던게 사실입니다.

예술경연의 질과 수준이 떨어지면서
문학과 예술의 등용문이자 전국 지방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가 다른 아류예술제보다 못한
지는 축제가 되고 만 근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근본 처방은 등한시하고
축하행사와 운영관리부문의 예산만 신경쓰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개천예술제를 새롭게 도약시킬 의지가 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산안 하나 가지고
올해 개천예술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천예술제가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개천예술제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엄격한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개천예술제를
밥벌이 수단쯤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천예술제가 옛 영광을 다시 되찾는 길은
오로지 예술경연대회의 수준향상에 있다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지적을
이제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