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진주의 문화와 역사․예술을 인터넷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진주문화대전이 지난 7월 1일부터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으로 역사왜곡, 내용부실 등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경남도내 최초로 제작된 디지털 진주문화대전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사업시행 초기부터 말이 많았는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뭡니까?

▶ 한국학 중앙연구원이 주관하는
디지털 향토 문화대전 사업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 향토문화 자료를
시․군․구가 중심이 되어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디지털화해서,
향토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지식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식 기반 사회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4월 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성남문화대전󰡑이 웹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진주 문화대전은 지난 2005년 7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습니다.
󰡐디지털 진주 문화대전󰡑편찬 사업은
진주의 생활과 민속, 자연과 지리, 진주의 성씨와 인물,
문화유산, 정치와 행정, 경제와 산업, 종교와 문화
구비전승과 어문학 등 9개 분야로 나누어
총 2,500개 항목을 선정하여
글과 사진, 동영상, 음향, 도면과 도표로 정리돼 있으며
진주시와 한국학 중앙연구원이
각 3억원씩 총 6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 전자 백과사전입니다.

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정작 문제는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사업추진 과정에 있었습니다.
한국학 중앙연구원은 사업시행 초기에 실시한
항목선별에서부터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기초자료 조사 성격을 띤 항목선별과정에서
진주시와 상관이 없는 항목들이 선정되는가 하면
필수적인 과정인 목차작성 과정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입니다.

이에대해 지역의 문화관계자들이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한국학 중앙연구원은 사업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사업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사실상 작업과정에서 제외돼
빈껍데기 전자대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집필과정에 있어서도
분야별 전문가들이 대부분 집필에서 빠지고
비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1인당 적게는 20항목에서부터 100항목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항목을 집필해
항목별로 전문성을 갖추기 보다는
사업추진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부 항목의 경우 사업추진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진주지역의 집필자가 집필을 거부함에 따라
타지역에 집필을 많이 의뢰해
내용중 상당히 문제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따라 지난 7월 1일 공개된 디지털 진주문화대전을 살펴보면 역사왜곡은 물론 오자, 내용부실 등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좀 살펴 주시죠?

▶ 네. 먼저 진주사람이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논개입니다.
특히 논개의 출생과 신분 문제는
무려 13년이 넘도록 진주시와 장수군이
해묵은 갈등을 되풀이 하고 있는 아주 민감한 사안입니다.
그런데 진주문화대전 내용중의 논개 항목을 살펴보면
역사적 기록과 전해오는 이야기가 아무 설명없이 소개돼 있어
진주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습니다.

논개 항목은 분명히 역사분야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논개의 아버지는 주달문, 어머니는 허씨, 본관은 신안 등으로
사찬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마치 역사적인 기록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현재 논개와 관련해 논개의 부모와 본관 등
출생과 신분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동안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고증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진주시와 한국학 중앙연구원은
논개의 출생과 신분을 이같이 기록한데 대한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물편의 경우
필진들이 새로운 자료를 찾아 철저한 고증을 거쳐야 하는데도
진양지나 진주시사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베껴쓴 수준에 지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또한 인물편 집필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집필 초기부터 누락되어 있는 인물을 찾아내고
이들 인물에 대한 기록을 분명히 고증하고 난 뒤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작 실리지 못한 인물들이 많아
각 문중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문화계에서는 도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사업기간을 맞추는데 급급해 하기 보다는
자료의 철저한 고증과
이에따른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다는 전제에
충실해야한다는 그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실망스러운 수준의 전자대전을 만든 것은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디지털 진주문화대전은 전국에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는 중요한 콘텐츠입니다.
그런데 지금 공개된 진주문화대전의 내용은
미흡하기 짝이 없습니다.
진주의 대표적인 상징인 논개에 대한 기록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른 부분들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진주시와 한국학 중앙연구원은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정과 보완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업초기부터 계속해서 지적한 것이
바로 이러한 가장 초보적인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을 신중하게 추진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비록 곳곳에 문제점들이 발견되고는 있지만
디지털 진주문화대전은 전국에 공개됐습니다.
진주시와 한국학 중앙연구원은
이 문제점들을 신속하게 수정해
잘못된 정보를 전국에 알리는
이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