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경남도 무용제 심사결과 때문에 불거진 무용협회 내부의 반목과 대립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수상에서 탈락한 단체가 심사결과를 받아 들이기 어렵다며 경남도에 재심을 요청하고 나선 것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도 무용제 재심논란을 계기로 수많은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도내 무용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이번 재심논란은 도 무용제가 개최되기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죠? 어떻게 된겁니까?

▶ 지난 13일 막을 내린
2007 경남도 무용제는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경남도무용협회장이 무용제 출전 단체의
안무장으로 출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사위원과 심사과정이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경남무용협회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례에 없던 일이라며 심사위원 공개는 물론
심사결과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채
무용제를 강행했습니다.

그 결과 도무용협회장이 안무자로 출전한
천일무용단이 최우수상과 안무상, 연기상을 독차지하면서
심사의 편파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9일 수상권에서 제외된
이영숙 인 무용단이 '2007 경남도 무용제에 대해
심사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우므로
다시 심사해 주기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경남도에 발송하면서 경남도 무용협회의 반목과 대립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입니다.

이영숙 인 무용단 측에서는 재심 요청 이유에 대해
도 지회장과 도지회가 심사위원 선정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이는 법률적으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로써 도 무용제 편파심사를 둘러싼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들게 된 것입니다.

○ 이에대해 경남도의 입장과 경남무용제 집행위원회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공문을 접수한 경남도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
당혹스럽긴 하지만 공문이 접수됐기 때문에
진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최근 경남무용제 진상조사 후
도 무용제에 지원된 지원금 회수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혀
사태추이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남무용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20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이영숙 무용단의 재심사 요청을 비롯해
그간에 제기된 경남무용제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논의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집행위원회는
대회 운영과정상의 문제점이 드러나면
집행에 관계한 임원들의 직위를 박탈해
무용인들의 명예와 위상을 정립하기로 했다고 밝혀
자체 조사에 나설 것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이영숙 인 무용단의 재심요청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에서도 나타났듯이
작품의 완성도에서 두 팀간에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며
사실상 재심사 요청에 거부의사를 보였으며
심사과정에서 사라진 우수상의 신설 문제는
차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그리고 최근 무용제 심사를 둘러싼 편파논란에 대해 경남도 무용협회 관계자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 사실 이번 도 무용제를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서
참외 밭에서 신발 끈 고쳐매지 마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됩니다. 경남도의 무용계를 이끄는 수장이
무용제에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공정한 심사를 의심하게 만들 수 있는 과정이었고
결과 역시 공교롭게도 현실화되었습니다.
어쩌면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당연한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경남도무용협회 관계자들은 무용협회에 대해
모든 걸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논란의 핵심에 섰던 도협회장은
한쪽의 주장만 듣고 모든 걸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남무용협회 관련 기사를 돌아보면
대부분이 비판기사 일색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무대공연지원사업과 관련한
무용계의 잡음과 내홍,
그리고 경남무용계 양분과 기득권 다툼 우려,
경남무용제 개최지 갈등, 난장판 된 경남무용인 잔치 등
그동안 경남의 무용계는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남무용협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자 모두가 남 탓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위에 열거한 문제가 불거질때마다
경남무용계는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느 한쪽의 옳고 그름을 떠나
토론을 통해 의견을 좁히기 보다는
무조건 언성을 높이는 일이 우선이었고 다반사였습니다.

이제 경남무용협회는 협회 소속 무용인 뿐만 아니라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도내 무용인들의 진정성까지
의심받지 않도록 스스로 투명한 협회 운영을 통해
경남도 무용계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