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7월 6일)

최근 전국적으로 책 읽기 운동이 지자체와 기업체, 관공서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독서열풍은 이제 독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인프라가 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지역에서도 책읽기와 책나누기 운동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했습니다.

○ 요즘 인터넷의 상용화로 독서하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는데, 먼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 책읽기와 관련해 마음에 담아 둘만한
명구(名句)들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개권유익(開卷有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풀어보면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익이 된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주자(朱子)는
󰡐독서는 배우는 사람의 두 번째 일󰡑이라고 했습니다.
거실의 책장속에서 거의 박제화 돼가고 있는 책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만한 글귀임에는 분명합니다.

주자가 주장하고 있는 책읽기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자에게 있어 책 읽기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일도,
시간을 때우기 위한 수단도 아니었습니다.
단순히󰡐글을 보는󰡑것 이상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자기를 돌아보고 세상을 보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문맥상의 틈새󰡑를 읽고
살필 줄 알아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숙독(熟讀)을 강조했고,
거듭 깊이 생각하며 읽으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깊이 생각하고, 깊이 읽기󰡑가
사라진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인터넷의 발달이 ‘행간을 읽는다󰡑는 말을
추억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요즘 세대들은 글을 차분히 읽고 생각하기보다는
다분히 즉흥적입니다.
머리말이나 뒷부분만 보고서 결론을 내리고
한번 더 생각해 보기보다는,
자기가 받아들인󰡐파편󰡑만 가지고
전부인 양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것은 책의 서문(序文)만 읽고는,
원전(原典)을 독파한 듯이 행세하는
얕은 지식의 소유자들이 박문다식을 자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자는 책읽기의 중요성을 설파했지만
책읽기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 사는 일,
그리고 현실을 아는 일이었습니다.

○ 최근 전국적으로 책 읽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데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 사실 요즘만큼 책읽기가 관심을 모으는 때가 없습니다.
언론사와 시민단체들이 캠페인을 벌인 때문인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관공서에서
독서열풍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책읽기와 관련한 운동을 살펴보면 아주 다양합니다.
경남도내에서는 김해시와 창원시가
 '책 읽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들 두 도시는󰡐책 읽기 문화운동을 통해
책의 향기가 넘쳐 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지자체 스스로가
독서는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 인프라이자,
지식강국을 향한 첫 걸음이라는 점을 자각한
주목할만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경남도교육청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동참하는
책읽기 분위기 조성을 위해
 'OFF-TV, ON-BOOK 이제는 책을 펴자'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등
도내에서도 이같은 독서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항시는 도시가 한권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며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독서진흥운동인 ‘ONE BOOK ONE CITY'운동을 추진하고 있고, 부천시는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지고,
동네가 신이 나고, 도시가 행복해진다는 내용을 담은
󰡐책 읽는 도시󰡑선언문을 제정했으며,
경기도 구리시는󰡐책읽는 도시󰡑로 가는 첫걸음으로
󰡐거실을 서재로󰡑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거실을 서재로󰡑운동은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이나 진열장 대신 서재로 가꾸어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자신의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됐으며
이 운동은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지역에서도 이같은 책읽기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죠?

▶ 최근 진주책사랑모임이라는 단체가
오는 9월부터 진주의 경쟁력을 키우고
나아가서는 문화도시 진주의 명성을 되찾는
작은 시도를 한다는 차원에서
책 읽기와 책 나누기 운동을 전개한다는 소식입니다.

이 단체는 앞으로 책읽기 운동을 펴 나가는 것은 물론
가족들이 참가해 독서능력을 겨루는 가족독서골든벨,
책이 필요한 곳에 책을 나누는 사랑의 책 나누기운동과
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가정에
 ‘책이 있는 집’이라는 문패 달아주기 등의
활동을 편다는 소식입니다.

감히 제언하건대,
진주에서도 이러한 책 읽기와 책 나누기 운동이
시작되었으면 합니다.
진주시는 물론이고 시민단체와 기업체 등
진주의 모든 구성원들이 앞장서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One Book One City'운동도 좋고,
거실을 서재로 운동도 좋습니다.
 '아침독서 운동'을 전개해 진주시민들은 물론
우리 아이들과 학생들이
늘 책을 읽게 하는 일도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최근 천전초등학교에서 주목할만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그것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골든벨 행사를 개최한 것입니다. 이러한 작은 운동들이
진주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면서
전 진주시민들이 손에 책을 들고, 책을 읽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