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여성축제인 제6회 진주논개제가 지난 일요일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축제의 정체성 확보노력이 여전히 부족했고 새로운 변화보다는 예전의 관행을 선택해 시민들의 참여는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제6회 진주논개제 평가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먼저 진주논개제의 축제 정체성 문제가 해결돼야 축제가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지적이 나왔죠?

▶ 논개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은
해마다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시민들은 진주 논개제가 과연 어떤 축제인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축제의 명칭이 논개제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의기 논개가 주가 되는 축제로 생각하지만
정작 그 축제를 구성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진주 전통문화 공연 일색입니다.
다시 말하면
축제의 대중성과 의미부여라는 두 측면이 충돌하면서
진주논개제라는 축제의 정체성이 애매모호해지고
이에따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성공적인 축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주논개제의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모두 이 축제의 정체성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습니다.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부족 역시 마찬가집니다.
시민들은 진주논개제라는 축제의 명칭처럼
당연히 논개라는 인물이
주가 되는 축제로 알고 행사장을 찾았는데
정작 축제의 대부분은 진주 전통문화 공연인걸 알고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굳이 풀어보자면 진주 전통문화의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논개의 충절을 기리고 있는 것이 진주논개제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천예술제나 남강유등축제 또는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지게 되고
따라서 시민들이나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흡인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따라서 진주논개제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진주논개제가 논개를 주 테마로 하는 축제도 아니고
진주 전통문화계승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축제가 계속된다면
결국에는 실패한 축제가 되고 말것입니다.

사실 진주논개제는
전국 유일의 여성축제이자, 교방문화, 그리고 충절이라는
컨텐츠가 명확하게 있습니다.
최근들어 여성이 중심이 되어 치러지는
프로그램들이 일부 개최되고 있지만
보다 진주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그리고 교방문화의 경우
그 자체가 다양한 축제 컨텐츠를 갖고 있습니다.
진주 교방문화를 복원해 공연하거나
시민들이 교방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진주논개제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독특한 성격을 가진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논개하면 떠오르는
충절이라는 이미지를 살려
축제를 통해 충절의 도시 진주를
대내외에 알리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 축제의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 올해 논개제는 예년과 다름없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기 보다는
관행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진지한 고민이 없이
주어진 예산에 맞게 손쉬운 축제를 치렀다는 것입니다.
관계공무원과 집행위원들의 노력은 돋보였지만
시민들의 참여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지적은
진주논개제만의 차별화되고 독특한 행사가 없이
프로그램들이 해마다 되풀이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진주논개제만의 차별화된 행사로 주목을 받았던
논개투신재현 행사는
매년 반복되는 레퍼토리로
식상해하는 관객들이 많아지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공연장소의 제한성과 예산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행사를 확대하거나 변화를 주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료화시켜 예산문제를 해결하거나
진주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함께 만들고 즐기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난해와 달리 해설을 곁들인
진주 무형문화재 공연은 반응이 좋은 편이었지만,
축제 참가자들이 단순히 관람객,
혹은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교방무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진주목 관아체험과 교방 옷 체험, 사진촬영 등과 같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단연 인기가 높았습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체험 프로그램이 아닌
관람위주였기 때문에
이같은 프로그램들의 확대 혹은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 실시된 논개 상상화 그리기 체험행사는
어린이와 부모들을 축제의 현장으로 불러들이는
축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또 여성마당극인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과 마당극 논개,
그리고 진주시립전통예술단의 논개음악회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진주논개제 관계자들은
진주논개제와 비슷한 규모의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왕의 녹차라는 한마디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축제가 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 집단의 탄탄한 기획력의 필요성은 물론
최소한 지금부터 내년 행사를 알차게 준비하기 위한
기획단의 출범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영화 황진이를 비롯해
기녀라는 문화 컨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내년 진주논개제는 진주의 논개와 교방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
전국이 주목하는
여성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