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5월 25일)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를 필두로 산청 한방약초축제, 그리고 남해 보물섬 마늘축제 등 이른바 지역 특산품 관련 축제들이 ‘뜨는 축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문화관광축제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지역 특산품 관련 축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와,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문화관광축제의 향후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 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이른바 지역 특산물관련 축제들이 뜨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이들 지역 특산품 관련 축제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를 들여다 보면,
먼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탄탄한 기획력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축제 홍보,
그리고 축제의 성공이
곧바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의 경우,
개막 첫날 약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한 것을 비롯해
행사기간동안 78만명을 웃도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이는 지난해 행사장을 찾은 40만명 보다
38만명이 늘어난 수치이며 하동녹차 판매 등
318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처럼 하동 야생차 축제가
일년사이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하동 녹차의 브랜드 이미지제고와
지역경제 효과를 고려한 기획력이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동군이 이번 축제의 슬로건으로
축제의 산업화와 고품격 문화축제를
기치로 내건 것도 효과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하동 녹차는 왕이 마시는 녹차’라는
 브랜드 이미지입니다.
‘내가 만든 왕의 녹차’라는 한마디의 말이
하동 야생차문화축제를 성공적인 축제로 이끈 힘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발군의 기획력이 축제를 성공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동군은 축제의 성공이
지역경제활성화와 직결된다고 보고
홍보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CNN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는 물론이고
서울 등 전국적으로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관련 홍보를 했습니다. 이러한 홍보전략이
왕이 마시는 녹차라는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면서
불과 1년만에 두배 가까운 관광객을 끌어 들인 것은 물론
녹차 판매를 비롯한 식당, 숙박업소, 인지도 상승 등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성공한 축제가 된것입니다.

최근 100만 관광객 휘몰이를 한 산청 한방약초 축제도
지역 특산품 축제라는 한계를 벗어 던지고,
지역의 산업구조를 전환시키는
산업선도형 축제로 키운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향후 발전성 가능성이 높은 축제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시말해
산청 한방약초축제가
한의학과 약초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켜
한방과 약초관련 지식과 정보는 물론
업계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축제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남해 보물섬 마늘축제 역시
단순한 지역축제의 틀에서 벗어나
남해 농업의 근간인
마늘을 특화산업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산업선도형 축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지역의 많은 축제들이
지역의 산업과 문화, 인물 등을 활용한
산업선도형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반면
문화관광축제의 대부분은
아직도 주민화합 혹은 지역이미지 축제라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안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 진주지역의 경우 오늘부터 시작되는 논개제를 비롯해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 등 많은 축제가 있는데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 진주에서 개최되는 문화관광축제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꼽는다면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한 냉철한 자기반성이 없고
축제 기획력 부재를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축제 기획 전문가들이 부족하고
특정 단체가 거의 모든 축제를 맡아 하다보니
축제간 경쟁체제가 구축돼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겨우 축제를 치러내는데 급급한 것이
진주지역 축제의 현주소입니다.

60년 전통의 개천예술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고,
논개제가 정체성을 잃고 백화점식 축제로
개천예술제의 뒤를 잇고 있다는 지적도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입니다.

남강유등축제의 경우에도
2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등 발전가능성은 높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유등관련 축제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지방예술제의 효시였던 개천예술제가
아류예술제들의 등장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것과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의 주최 주관이 분리되면서
최근 개천예술제를 주관하는 진주예총이
축제전문가를 기용하고
축제기간동안 외부 평가단의 냉정한 평가를 통해
발전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내의 지역특산품 관련 축제들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산업선도형 축제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고
또 성공하고 있습니다.

진주에서 개최되는 축제들도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축제의 미래를 걱정하고
냉철한 자기반성을 통해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