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개천예술제가 지난 10일 막을 내렸습니다. 행사를 앞두고 주최 단체가 바뀌면서 기대반 우려반의 시각이 많았는데요,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올해 개천예술제를 평가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올해 개천예술제 총평부터 해주시죠.

▶ 올해 개천예술제부터 진주예총이 주최를 맡으면서
과연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느냐 하는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행사를 불과 4개월 앞 둔 상황에서
개천예술제를 맡은 진주예총은
시간이 촉박했지만 기획실을 마련하는 등
과거와 달리 새로운 모습의 개천예술제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지금까지 개최된 개천예술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지난해 수준의 개천예술제에 머무르고 말았다는 평가입니다.
당초 진주예총은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추최했던 방식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기획실을 두는 등
의욕적으로 행사를 준비했지만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기획실이 와해되고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할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 수준의 행사 개최에 머무르고 만것입니다.


○ 개천예술제 분야별로 평가를 좀 해주시죠.

▶ 개천예술제는 서제, 개제식, 예술경연,
민속경연, 문화예술 축하행사, 각종 전시 등
6개 부문의 행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중 민속경연, 문화예술 축하행사, 각종 전시 등은
같은 기간에 열리는 남강 유등축제와 맞물려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따라서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은
서제, 개제식, 예술경연 정도만 인식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개천예술제의 평가는
이들 부문 행사가 얼마나 잘 치러졌느냐 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부문별로 알아보면
󰡐서제󰡑는 문화예술 창달에 대한 예술인들의 정성을
개천의 제단에 봉헌하는 행사로
일종의 제천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엄숙하고 장엄하게 봉행하는 것이 의식이지만
개천예술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식절차인 만큼
보다 많은 시민들이 뜻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획이
아쉬웠습니다.
서제 행사에 마련한 비빔밥 3000인분 나누기 행사는
당일 행사중 가장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축제에 의전 간소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개천예술제 개제식에서
의전 간소화 차원에서 축사와 내빈소개를 생략하고
대신 북을 치는 퍼포먼스를 도입했지만
이것이 말썽꺼리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사실상 내빈소개가 된 북 퍼포먼스는
도지사를 대신해 참석한 정무부지사를 빼버리면서
행사 기간동안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무수한 논란꺼리를 만들어 내
기획의도와는 달리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개천예술제의 백미인 가장행렬은
그동안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진주대첩이라는 컨텐츠를 부각시킨 것은 좋았지만
너무 한가지에만 치중하다보니 볼거리가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백의종군 중인 충무공이 수곡면에서
삼도수군통제사 재수임 받는 장면,
진주 투우협회 회원들이 투우 소를 직접 출연 시킨 것은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평가받았습니다.
　
○ 개천예술제의 가장 중요한 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연대회는 어땠습니까.

▶ 올해 개천예술제 경연대회는 6개 부문이
문화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돼
수준높은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각 지부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원금도 증액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행사진행이나 심사과정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등 각종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전국 최고의 종합예술제라는 개천예술제 경연대회에서
다른 사람이 그림 그리는 것을 도와주고
백일장까지 거들고 나서는 상황이 발생하는데도
그냥 넘어가 버린다면
어떻게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참가자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개천예술제 경연대회의 수준을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개천예술제의 미래는 서제와 개제식,
문화예술공연을 잘 치르는 것보다는
경연대회의 질적 수준 향상에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올해 개천예술제는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올해 개천예술제는 촉박한 준비기간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하지만 개천예술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비록 짧은 기간이라 할지라도
과연 전국 최고의 종합예술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준비를 해왔는가 하는 점입니다.
평가를 하는 쪽보다는
행사를 준비하는 쪽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보다 발전된 개천예술제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