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4월 4일)

다음은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경남 도내 주요 정당들이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 대표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그 공약들을 들여다 보면
온통 개발공약 일색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문화 관련 공약이 실종됐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도내 주요 정당들이 발표한 공약들이 한마디로 삽질공약 일색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예 맞습니다.
사실상 이번 18대 총선에서 정책은 실종된 것이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구색 정도는 갖춰야 한다고 판단한 탓인지
경남 도내 주요 정당들도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공약들을 살펴 보면
국회의원 후보로써 내걸만한 내용이 아닌 것들도 수두룩하고,
개발 일색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온 나라에 경제 살리기가 화두인 만큼
개발 관련 공약이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내 놓은 공약마저도
그동안 귀가 아프도록 들어 온 내용이 많고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회만 있으면
구호처럼 외쳐온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한마디로 경남지역의 발전을 담보할만한 공약을
연구하고 계획한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각종 개발공약들을
이리저리 모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통합 민주당은
도당 선거 대책본부 출범과 함께
경남 5대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 진주 혁신도시 건설 성공적 추진
▷ 대운하 건설사업 총력 저지
▷ 21세기 남해안 관광시대 개막
▷ 마산 로봇 랜드 건설사업 성공적 추진과
환남해안 첨단 로봇산업과 조선산업단지 조성
▷ 경남도민 숙원 대형 프로젝트 완결 지원 등입니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운하 건설사업 총력 저지를 빼면
모두 건설과 개발사업 일색이며
입법계획이나 정책방향 제시 등은 아예 없습니다.
한마디로 졸속 공약인 것입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경남도당도
후보 등록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경남 11대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강한 경남’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총선에 임하고 있는 한나라당 도당의 11대 공약은
▷해양 조선산업 육성
▷ 사천항공산업 특화단지 조성
▷ 산업단지 고도화 사업
▷지리산-가야산 휴양 관광벨트 조성
▷ 해양관광 레저 활성화
▷ 철도 인프라 확충
▷ 동남권 신공항 건설 등입니다.
이처럼 한나라당의 공약 역시
가시적인 개발위주의 공약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내 주요 정당들의 공약을 들여다 보면
경남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입법계획이나 정책수립을 고민하기보다는
소위 길 닦고 터널을 뚫는 방식의
삽질공약에 편중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 경제도 중요하지만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나 사회복지 분야 등에 관한 공약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 우선 이번 도내 주요 정당들이 내건 공약은
국회의원 후보와 정당들이
향후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과
국고사업에 예산을 많이 가져오겠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히 개발공약에 치우치거나
이미 추진중인 사업이나
논란중인 사업을 재탕하는 식의 공약은
유권자가 냉엄하게 심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역사업과 관계된 공약이라면
반드시 입법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 상황을 봐서는 이러한 준비과정이 없이
급조한 공약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도내 주요 정당들과 국회의원 후보들의
문화마인드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발표한 공약들 속에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삽질공약을 내세워야 한다고 여기는
고정관념이 숨어있습니다.
오로지 요즘 유행병처럼 번지는 경제살리기에 편승해서
유권자들의 표만 노리고 있을 뿐
도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개발에 따른 환경보존대책 등은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지방자치단체의 수장들이 삽질할 궁리만 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개발에 따른 환경보호와 도민들의 문화수준 향상,
사회복지를 고민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개발공약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따라서 정작 심각한 문제는
소위 도내 정치권들이
문화적 소양이 결핍되어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사실입니다.
문화는 곧 우리의 삶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그런 마음으로 경제에도 접근해야
비로소 경제살리기 해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경남 도당에서 발표한 공약 속에
단 하나의 문화관련 공약이 없다는 사실은
절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는 단지 도내의 문화계 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환경, 사회복지 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절망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