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2월 15일)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소실된 이후,
경남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내 목조문화재에 대한 긴급 화재방지 대책을 세우는 등
뒤늦게 법석을 떨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이같은 지자체의 부산한 움직임 역시
그동안 여러차례 문화재의 화재 사건 이후의
대응에 비춰볼 때
반짝 관심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숭례문 소실 이후, 경남도를 비롯한 지자체들도 관내에 있는 목조문화재에 대한 긴급화재 점검을 실시하고 있죠?

▶ 네 그렇습니다.
경남도를 비롯한 대다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숭례문 화마 사건과 같은
목조문화재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 소방점검 및 설비확충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는 도지사 특별지시로
지난 11일부터 도내 문화재 보유 목조건축물에 대하여
유관기관 합동으로 특별점검 및 관리상태 확인작업에 나섰습니다.
이에 경남도는 우선적으로
시와 군청의 문화재 관련 부서 및 전문가,
전기가스공사 등과 합동으로
소방시설 등 유지관리실태와 자율 방화관리상태 뿐만 아니라
안전요원 상주여부, 방화를 대비한 자체 방화 순찰 등
평소 관리실태를 중점 점검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시 유관기관과 협의해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또한 유사시를 대비해서
목조건축물 구조 및 진압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자체 소방대의 중요문화재 반출과
화재 초기 진압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도내에는 국보 305호인 통영의 세병관을 비롯해,
보물 109건 등 국가지정문화재 이백 마흔 한 건,
유무형문화재 등 도지정문화재 칠백 열 다섯 건,
문화재 자료 사백 스물건 등의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 현재 이들 문화재들의 관리실태는 어떻습니까?

▶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될 정도라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실태는 알아보지 않아도
어떤 실정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다는 점입니다.
도내 문화재 가운데
문화재청이 방재대책 수립 1순위로 꼽고 있는 해인사의 경우에도 2006년 소화전 공사를 완료했을뿐
대장경 판고의 수막시설과 방수총 설치사업은
현재 사업설계 승인절차를 밟고 있을 정도로
문화재의 중요성에 비례해 지자체의 관심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해인사 대장경 판고가 지금에 와서야
겨우 방재대책을 세우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때
도내에 산재하고 있는 각종 문화재의 관리상태가 어떨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실제로 도내에 소재하고 있는 문화재들은
지자체의 관리부실로
화재로 인한 소실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파손과 도난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재 관련 예산중 대부분을
문화재 보수에 쏟아 넣고 있는 반면
문화재의 관리를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더불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들 문화재를 관리하는
공무원과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예산부족을 핑계로 거의 방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문화재 관리는 흉내만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 이번에 특별히 점검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된다고 보십니까?

▶ 이번 숭례문 소실 사건을 보면서 화가 나는 것은
국보를 잃은 슬픔도 있지만
정부의 안일한 문화재 관리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그동안 문화재가 각종 사고로 소실될 때마다
안전 점검을 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지나고 보면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책마련을 입버릇처럼 되내이지만
여전히 문화재들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문화재 관련 특별 점검 역시
반짝 관심에 그칠 우려가 큽니다.
점검이라고 해봐야
인화성 물질을 옮기거나 전기시설 점검,
관리실태 확인 등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단순히 형식적 점검에 그치고 만다면
제2의 숭례문 화재 사건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처럼 관리와 점검이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문화재 관리의 핵심은 예산입니다.
중요문화재에 관리인력을 상주시키고,
각종 방재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예산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일선 지자체에서는
사실 문화재 관리에 막대한 예산을 쏟을 만한
여유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예산지원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숭례문 소실 사건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인식제고는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서
제2의 숭례문 화재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