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2월 8일)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지역민의 문화 대안공간으로 기대를 모았던
경상대학교 주변 문화집회 시설 지정공간이
당초 취지와 달리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경상대학교 앞의 문화집회시설 지정공간이 왜곡되고 있다는 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 최근 대학가 인근의 상업화와 유흥화는
이미 오래전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진주지역의 경우만 해도
경상대학교와 진주산업대학교 등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거의 모든 대학의 주변지역에서
문화관련 시설은 찾아보기 어렵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오락을 즐기는 학생들이 배회하는
유흥가로 변해 버린 실정입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진주지역에서 실종된
대학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상대학교 주변에 택지가 개발되면서
이러한 주장은 점점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이에따라 택지개발을 맡은 주택공사는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의 제안을 받아 들여
경상대와 문화집회시설, 근린공원과 연계한
문화거리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택지개발지구내에
연면적 25% 이상을 문화집회시설로 용도지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총 11개 필지 가운데
8개 필지에 건축물이 준공되었지만
문화집회시설에 맞게 시설물이 입주한 곳은
독립영상 미디어센터 단 1곳 뿐입니다.
현재 나머지 7개 건물에는
일반 사무실, 종교단체, 창고, 술집 등
문화와는 관련없는 시설들이 입주해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당초 지역민은 물론이고 경상대학교 학생들의
문화 대안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지역은
진주의 다른 대학 주변과 다름없이
대학문화가 실종된 상업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 문화관련 단체들이 입주하기에는 임대료가 비싼 등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이 지역은 분양 초기에 문화집회시설로 분양되었기 때문에
다른 근린생활시설지역보다 훨씬 싼 가격에 공급되었습니다.
그런데 분양자들이 임대료를 비싸게 받을 수 없는
문화관련 시설보다는 상업성 용도로 분양을 하면서
당초의 취지가 무색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이 지역에 입주를 시도한
문화관련 단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조차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임대료가 너무 비싸 엄두도 못내는 실정입니다.
사실 지역의 문화단체들이 자생력이 부족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는
경제적인 타산을 맞출 수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시나 도의 지원없이는
사실상 문화공간 입주가 사실상 불가능한게 현실입니다.
건물주의 입장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고
문화집회시설을 입주시키라고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진주시 담당자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할 뿐이라며
항변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 문화공간이 조성되지 않는 모든 책임을
건물주들이 다 질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이에대해 당초 문화공간과 대학촌에 대한 기본계획을 세웠던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경상대학교 관계자는
학교 앞 대학촌 문화공간이 상업시설들로 채워지는 것은
향후 진주역사 이전 후
역세권 도시계획과 연계한 큰 틀에서 볼 때
진주의 문화벨트를 크게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대학촌 내 문화공간이
원래의 취지를 되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처방도 내렸습니다.
또한 근린공원을 주택가 인근의 쉼터가 아닌
적극적인 문화예술의 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계획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택지개발 계획을 수립하면서
용도지정 외에 추가적인 보완책을 입안하지 않았던
진주시와 주택공사의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
더불어 당초 문화집회시설 지구로
용도가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문화공간에 접근하는 건물주 역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대학교 인근 대학촌 개발의 중요성은
대학 자체의 발전에도 그 중요성이 있지만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진주지역 대학 인근의 문화실종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경상대학교 인근 대학촌 개발 역시
문화는 없고 유흥만 넘쳐나는
상업지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번 기회마저 날려 버린다면
진주지역의 대학촌 문화는
그저 술 마시고 즐기는 놀이문화로 전락하고 말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