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7월 4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남문화재단 설립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중으로 계획됐던 관련 조례 상정도 되지 않았고 최근에야 여론을 의식한 듯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바람직한 경남문화재단의 설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현재 경남문화재단 설립 추진 경과는 어떻습니까?

▶ 경남문화재단은 문화예술정책 개발과 자문, 문화예술진흥기금 조성과 운용, 전통문화 예술의 전승과 문화유산 발굴 및 보존 등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관으로 김타호 도지사의 공약사업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7년 10월 경남도가 가칭 경남문화재단을 설립한다고 밝힌 이후, 지난 3월에는 관련 토론회가 열렸지만 현재까지 재단설립 움직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남도는 지난 3월 개최된 경남문화재단 설립추진 토론회에서 올 상반기중에 관련 조례를 만들고 연내에 출범토록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조례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경남문화재단 설립이 영상위원회 설립과 디지컬 컨텐츠 진흥원설립 등의 문제와 서로 얽히는 바람에 뚜렷한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올해 7월 설립 계획을 세웠던 경남문화재단은 이제야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하는 등 재단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문위원회를 개최한 경남도는 기금의 규모와 마련방법, 기구의 성격과 정체성 등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남문화재단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사업방향과 성격을 제시해 내고 독창성있는 중장기적인 전략적 사업들을 연내에 구축해 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연내 설립 가능성마저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남도의 문화재단 설립이 늦어지면서 그동안 경남도의 재단 설립 움직임을 주시해왔던 시군의 문화재단 설립까지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경남문화재단 설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사실 문화재단의 설립 배경은 문화예술행정의 민간화 정책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남도 역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술행정의 민간화는 문화예술행정을 단순히 민간에게 이양한다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이를 통해 예술행정을 강화한다는 목적이 있다고 볼 때 기관과 민간의 정확한 역할 분담을 통한 문화예술 진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 취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남문화재단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적지 않은 난관들이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사안은 문화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경남도가 제시한 주요 사업안을 보면 시군의 축제 지원,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 메세나 지원활동, 시군 문화원 활성화 관련 사업 등인데 지역 축제 위원회, 지역 예총, 문화원 등 많은 문화관련단체들이 이들 사업들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보니 시각이 제각각 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다가 앞서 지적한 경남영상위원회와 디지컬 컨텐츠 진흥원설립 문제 등이 겹쳐지면서 문제가 복잡해 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린 토론회에서 재단설립문제와 관련해 서로 시각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경남 예총관계자는 기금운영방안에 대해 관심을 보였고, 민예총관계자는 재단의 인력구성문제 등에 말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습니다. 그것은 경남문화재단이 어떤 재단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이처럼 경남문화재단 설립을 이해관계 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재단설립을 늦추는 주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바람직한 경남문화재단상은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요?

▶ 관련 문화단체들이 기금과 인적 구성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각자의 입장에서 문화재단을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남문화재단 설립에 있어 열쇠가 되는 것 또한 기금과 재단구성에 있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기금을 확보하고, 얼나마 전문적이고 균형잡힌 인사들이 관여해 운영하는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재단과 엇비슷한 기구를 만들기 보다는 재단설립을 계기로 경남만의 독특한 문화지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남문화의 현주소와 독창성, 그리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통분모에 접근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토론회 몇 번 개최하고 자문위원회 몇 번 열고서는 재단을 설립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금확보와 재단의 인적구성에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만 경남문화재단의 성공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