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6월 20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지난 주에 이어 지난 16일 개최된 진주문화재단 설립 필요성 토론회에서 제기된 주요 내용과 진주문화재단의 설립 가능성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 이번 토론회가 진주문화재단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탐색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있던데요, 어떻습니까?

▶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화재단의 설립 취지 자체가 일반적으로 문화예술분야 행정의 권한을 민간조직에 위탁하는 것으로 지역문화예술의 체계적 진흥이나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 도모, 민간중심의 자율적 문화예술 사업 추진 등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기존 관주도의 문화예술행정에서 벗어나 민간중심의 문화예술 정책 개발 연구와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조성과 운영, 문화행사, 축제의 기획과 운영이라는 주요 기능만 보더라도 문화재단이 가진 매력은 어느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유혹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화재단의 설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반적으로 행정의 권한을 민간에 넘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설립과정에서 시 행정 주체를 설득하는 과정은 물론이고 예술단체간 합의, 단체 더 나아가 시민들을 폭넓게 참여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재정과 인력 그리고 문화예술 정책 방향의 지향점 혹은 시스템과 관련한 진주지역의 현실을 파악하고 짚어 보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는 이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문화재단 설립 필요성에 대해서만 재강조하는데 그쳤을 뿐이고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해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많은 단체들과의 사전 교감을 나누는 절차가 생략되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토론회에도 거의 주최단체 회원들만 참석했을뿐,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된 대다수 단체들의 불참속에 전체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일단의 시각이 촉발된 것은 일부 토론자의 잘못된 인식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문화재단의 설립은 조례에 근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토론자들은 현재의 진주문화예술재단의 리모델링이 아닌 새로운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진주시 조례상에 근거한 법인이 아니라 재단의 기능과 사업, 기본재산, 조직구성 등이 다른 민법상의 재단법인으로 돼 있어 진주시와 재단운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각은 진주문화예술재단을 기득권으로 적시하고 문화재단의 설립을 일부 단체의 이해관계 선상에 바라본 적절치 못한 시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토론회가 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진주의 역량과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닌 단체의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탐색전 혹은 기싸움이었다는 일부의 곱지 않은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 토론회에서 진주문화재단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어떤 지적들이 나왔습니까?

▶ 기조발제를 한 박종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은 문화재단의 기구운영은 지역 여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시의 많은 재정 출연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재단의 수익사업은 취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이 재정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사례발표에 나선 성남문화재단 박승현 부장은 문화재단 설립에 있어 시의 설득, 예술단체간 합의,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주의 현실적인 여건을 볼 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연간 250억원 정도의 재정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해문화재단 강희철 팀장 역시 행정당국의 의지와 재정, 인력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지역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서는 문화재단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재단이 문화예술의 모든 것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토론자들은 시가 재정을 출연해 운영하되 개방성과 공익성을 강화해야 하며 운영에서 재단의 자율성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단체들이 서로의 기득권을 확보하기 보다는 시민들의 문화활동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제기했다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진주시를 비롯한 문화예술단체와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은 상당히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문화재단의 설립 취지는 행정의 권한을 민간에 위탁하는데 포인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에술의 체계적 진흥과 정책의 일관성 및 효율성에 있습니다.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해 단체의 기득권을 앞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는 문화재단을 어떻게 꾸려야 하는가에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