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5월 30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진주시와 장수군이 공동으로 제작한 논개 표준영정이
제7회 논개제가 시작된, 지난 23일 의기사에 봉안되었습니다.
이로써 그동안 친일 논란을 빚어왔던
논개영정 관련 논란은 일단락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개표준영정 봉안식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비해
행사를 준비한 주최측의 인식부족과 준비소홀 등으로
봉안식의 의미가 축소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논개 표준영정 봉안식을 통해 본
진주시의 역사인식과 문화행정마인드 부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번 봉안식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 진주시와 장수군이 논개의 고귀한 얼을 선양하기 위해 추진한 논개 표준영정은 전국에 현상공모를 실시해
과학적 고증과정을 거친 영정전문작가의 작품을 선정,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
이후 2007년 12월 27일, 문화체육관광부 표준영정 심의위원회를 최종 통과했고,
2008년 2월 4일, 국가표준영정 제79호로 지정되어
이번 논개제 기간 중 논개영정 봉안식을
진주성 촉석루에서 갖게 되었습니다.
논개 표준영정이 진주시에 납품된 것은 지난 2월입니다.
당시 논개영정심의위원회는 논개 표준영정 봉안식 개최와 관련해 별도의 봉안식을 마련하는 것 보다는
5월로 예정된 논개제 기간중에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봉안식을 계기로
그동안 자꾸 잊혀져 가고 있는
의기 논개의 충절을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논개 표준영정 봉안식을 계기로
진주시민들과 함께
논개의 거룩한 순국정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최된 봉안식은
이러한 당초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습니다.
행사 주최측인 진주시에서는
논개 표준영정 봉안식이 가지는 의미가
어느정도 인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봉안식과 관련해, 홍보나 준비작업 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반행사 치르듯 얼룽뚱당 해치우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봉안식을 계기로 정체성 논란을 벌여왔던
논개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기대도
무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이번 논개제 기간중 논개 표준영정 봉안식은
논개제 행사중 가장 재미없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논개제 기간중에 개최된 음식축제는 엄청난 홍보를 통해
수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몰렸지만
그와 반대로 논개영정 봉안식은 그야말로
관심있는 일부 시민들의 참석 속에서 쓸쓸하게 치러졌습니다.
논개의 순국정신이
진주정신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3개월 동안의 여유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정 봉안식은
이처럼 주최측의 역사인식 부족과 문화마인드 부족으로
쓸쓸하게 마무리된 것입니다.

○ 봉안식을 하면서 영정이 아닌 위패를 모시고 봉안식을 치렀다고 하던데, 이처럼 웃지 못할 일이 생겨난 이유는 결국 진주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마인드 부족이라는 말씀인가요?

▶ 맞습니다.
애초부터 논개 영정 봉안식은
치르기 힘들고 귀찮은 행사중의 하나였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입니다.
진주시는 봉안식 계획을 수립하면서
고유제를 지내야 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고유제는 중대한 일을 치른 뒤에
그 내용을 적어서 사당이나 신명에게 알리는 제사입니다.
하지만 행사를 맡은 진주성관리사무소 측은
고유제를 치러야 한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봉안식만 치르면 되지,
고유제까지 지낼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진주시장의 말 한마디에 급변했습니다.
지역의 한 원로가 진주시장에게
논개 영정 봉안식에는 반드시 고유제가 있어야
예에 맞다는 말을 전하자
진주시장이 진주성 관리사무소측에
고유제를 지내도록 지시를 한 것입니다.
이때서야 진주성관리사무소 측은
허겁지겁 고유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봉안식을 하루 앞두고서야 겨우 홍보물이 만들어졌고,
급하게 만든 탓인지 홍보물은 오자 투성이였습니다.
이를 두고 볼 때
과연 봉안식을 준비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행사를 준비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에게
과연 논개영정 봉안식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옳았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도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촌극은 봉안식을 하면서
논개영정이 아닌 위패를 모시고 봉안식을 거행했다는 사실입니다. 영정 봉안식을 하는데 위패를 모시고 했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할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봉안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봉안식을 어떻게 하는지 조차 모르고
애초부터 아예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 된 것입니다.
이제 논개 영정 봉안식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는 논개의 순국정신을 알리고
계승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더 이상 논개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고
단지 논개의 장렬한 순국정신,
그것만이 길이 남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