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5월 1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산청의 대표적인 축제로 부상하고 있는 산청한방약초축제가 지난 7일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축제에서는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관광인프라 부족과 지역 특산물에 대한 신뢰도 부족 등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산청한방약초축제를 비롯한 도내의 산업축제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그럼 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산업축제들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부터 먼저 살펴볼까요?

▶ 최근 들어 축제가 문화관광축제에서 산업축제로 옮겨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특산물을 토대로 한 이른바 산업축제들을 쏟아 내면서 이들 축제들이 지역경제활성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섣부른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굴뚝 없는 공장인 관광산업에 대해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도내 20개 시․군 가운데 진주, 창원 등 10개 시단위 지역에 비해 나머지 군단위는 평균 20%의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리는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한 산업축제인 것입니다.
도내의 대표적인 산업축제를 보면 하동의 야생차축제와 산청의 한방약초축제, 함양군의 산삼축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하동군의 경우 지역 브랜드로 정착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하동야생차축제는 지난해 축제를 통한 경제 유발 효과가 120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올해는 15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차축제가 이제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 알리기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자체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남해군에서 개최하고 있는 보물섬 마늘축제 역시 지난해 마늘축제를 통해 지역 마늘 판매액이 전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고, 함양군에서 개최하고 있는 산삼축제 역시 함양을 알리고 특산품인 산삼 판매수익을 높여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아래 해마다 축제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축제를 통한 경제활성화 유발효과에 대한 지자체의 발표에는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들 산업축제를 통해 지역의 산업이 활성화되고 주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현재 개최되고 있는 산업축제가 가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반대로 축제를 개최하는 시․군의 관광인프라 부족과 특산물에 대한 신뢰도 등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 어떻습니까?

○ 맞습니다. 이들 산업축제가 특히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되는 축제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관광인프라 부족문제입니다. 지난 7일 막을 내린 산청한방약초축제를 비롯해 도내에서 개최되는 많은 수의 축제들이 해마다 관광객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축제의 질적인 부분은 나중의 문제로 치더라도 축제의 규모와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행사장과 숙박시설과 주차장의 절대부족으로 인한 관광객의 불편, 시장바닥을 방불케 하는 행사장 내에서의 바가지 상혼 등의 문제는 해마다 제기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해당 시군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이처럼 쉽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축제를 개최하는 지자체가 이같은 축제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한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갖기 보다는 해마다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해 행사를 치러내는데 급급해 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은 지금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남겨져 있습니다. 산업축제를 통해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바로 이같은 관광인프라 구축문제라는 점을 각 지자체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 산업축제들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지역 특산품에 대한 신뢰도 제고 문제입니다. 산청군에 따르면 이번 산청한방약초축제 기간중 12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23억여원의 약초와 농특산물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과연 산청군에서 이같은 규모의 약초가 생산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하동의 녹차도 그동안 제품 생산과정에서의 문제점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산업축제의 생명은 특산품의 신뢰도 문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파악하고 관광인프라 구축은 물론 특산물의 신뢰도 제고에 노력해야 산업축제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