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5월 9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제정한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파와 함께 어린이날을 제정한 사람중 강영호라는 진주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의 소년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계승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진주가 소년운동의 발상지라는 말씀이신데,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죠?

▶ 1923년 5월 1일자 동아일보 3면을 보면 오늘은 어린이날 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진주지방의 행사소개와 함께 진주가 조선에서 소년운동의 깃발을 맨 처음 든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921년 6월 29일자 동아일보에는 어린이날 제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진주소년회 강민호 등 회원들이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일경에 체포돼 공판을 받았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이같은 언론보도를 볼 때 진주지역에서는 색동회가 창립된 1920년부터 소년운동이 시작되었고, 3년 뒤인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 제정까지 진주사람 강영호를 중심으로 활발한 소년운동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방정환 등이 색동회를 창립하기 2-3년 전에 진주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소년운동이 일어났고, 강영호가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어린이날 제정에 강영호를 비롯한 진주지역 소년운동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색동회 창립을 주도한 강영호가 진주사람이라는 사실은 우리나라 어린이 운동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진주소년운동의 발상지가 진주라는 사실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그 계승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지역에서 의미있는 학술토론회가 마련된 것으로 아는데 소개 좀 해주시죠?

▶ 사단법인 진주문화사랑모임 주관으로 진주 소년운동과 아동문학가 강영호의 문학세계라는 학술토론회가 진주교육대학교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날 학술 토론회에서는 경상대학교 강희근교수가 한국 아동문화운동의 흐름과 진주, 그리고 강영호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고 강동욱 경남일보 기자가 진주소년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계승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강희근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 아동문화 운동의 흐름위에서 진주의 관련운동은 선구적인 자리에 있지만 이에대한 자료 발굴이나 역사기술은 거의 황무지에 속한다면서 몇가지 지적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진주가 1920년대 우리나라 아동문화 내지 소년문화운동의 발상지라는 인식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와 고나련된 자료의 발굴과 역사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진주의 소년운동지도자 강영호의 활동자료를 발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경남일보 강동욱 기자는 어린이날을 맞아 진주에서도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있지만 정작 어린이날을 제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진주소년운동의 역사성과 그 정신계승에는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를 널리 알려 진주 어린이 운동의 새 이정표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주출신 강영호 고경인 등이 우리나라 어린이날 제정에 직접 참가해 명실공히 진주는 우리나라 어린이운동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85년이 지난 지금, 진주의 어린이날이 전국 어디에서나 치러지는 어린이 잔치 등을 시내에서 열고 그냥 하루를 보내버리기 보다는 진주가 소년운동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을 어린이들에세 심어주는 행사들이 마련되어야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주의 선각자들이 나라 잃은 시대에 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기 위해 진주 소년회를 조직했던 그 정신을 알게 하고 적어도 어린이날 하루만큼은 진주에서 왜 그토록 일찍이 소년운동이 일어났는가 하는 의미도 되새기고 이를 바탕으로 진주의 어린이들에게 진주의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진주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하루를 선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숨겨져 있던 지역의 역사를 가르치고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면 진주의 어린이날 만큼은 단지 하루 쯤 노는 날이 아닌 지나간 진주의 역사를 공부하고 내일에 계승하는 의미있는 날이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진주가 한국 소년운동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의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내년 어린이날에는 이를 기념하고 계승하는 의미있는 행사들이 반드시 마련되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