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12

KBS 아침의 현장(8월 23)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최근 서울시의 등축제 관련 여론몰이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가 하면
일본 축제를 본뜬 왜색 축제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등축제 공방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왜곡된 여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대표적인 왜곡사례부터 말씀을 해주시죠?

▲ 진주시의 등축제 중단 요구가 거세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서울시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주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홍보하는가 하면
일부 언론매체를 이용해
서울시 등축제 개최의 정당성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선 것입니다.
진주시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의 억지주장에 의해
최근 제기되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정체성 훼손문제와
일본 축제를 모방한 왜색축제라는 여론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울시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유등축제의 기원에 대한 서울시의 반박은
섭천 소가 웃을만큼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진주시가 개최하고 있는 유등축제의 기원이 임진왜란이 아니라 통일신라시대부터 있었던 축제이기 때문에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고 볼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수도로 자부하는 서울시의 반박자료가
초등학생이 대꾸하는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서울시의 논리대로라면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에는
서울에도 나비가 있기 때문에 서울 나비축제도 가능하고,
보령 머드축제는 서울에도 머드가 있기 때문에
서울 머드축제도 가능하다는 말이 됩니다.
서울시의 공식적인 반박자료가
이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는 현실에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라도 건네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왜색축제 논란입니다.
일부 인터넷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이 주장은
진주남강유등축제의 근본을 뒤흔드는 주장이어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왜색축제 논란의 핵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 진주남강유등축제의 기원은
과거 진주대첩에서 왜구를 맞아 싸운 김시민 장군이
남강에 유등을 띄워 왜군을 저지한 군사전술에서
유래한 축제입니다.
따라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정체성은 김시민 장군과
순절한 7만 민관군의 진주정신을 기리고자 하는데 있고,
이러한 진주정신이 진주시의 지역문화와 결합한 것이
오늘날의 진주남강유등축제입니다.
그런데 최근 진주유등축제가
일본의 축제를 모방한 왜색축제라는 여론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아오모리현의 축제인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의
네부타 라는 등의 조형을 본딴 것이
진주남강유등축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네부타는 일본중세시대부터 시작한 대형 등 조형물로
나무나 철 등으로 틀을 만들고
외부에 종이를 붙여 화려하게 장식한 후
내부에 등불을 밝히는 구조물을 말합니다.
이같이 왜곡되고 악의적인 논리가 왜 제기되었는지 모르지만
문제의 제기에는 반드시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만약 그러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면
그것은 쓰레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남강유등축제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싶었다면
한중일 삼국 가운데 문화예술의 쓰레기 집하장인 일본보다는
등축제에 있어서는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중국의 등을 모방했다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정체성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은 7만명에 달하는
진주시민들의 호국정신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악의적인 여론몰이는
35만 진주시민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서울시의 등축제 반대 운동을
다분히 정치적인 공세로 몰아가는 일부 여론도 있고
너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다양한 여론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일련의 이해관계가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훼손하고
35만 진주시민을 무시하는 선에 이르게 된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단순히 서울시 등축제 반대운동이 아닌
35만 진주시민의 진주정신을 훼손하는 일련의 집단과
악의적인 여론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예의염치를 모르면 사람대접을 받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물론이고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악의적인 여론 형성자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