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10

KBS 아침의 현장(7월 19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최근 진주시가 천년 진주 문화의 상징인 촉석루를
경상남도에 국가지정 보물로 신청 함에 따라
향후 경상남도의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촉석루의 국가지정 보물 지정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촉석루의 국가지정 보물 지정 움직임의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 촉석루를 국가지정 보물이 아닌 국보로 환원하자는 운동은
지난 2004년 진주문화원에 의해 시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문화재청이 촉석루의 중건 시기가 50년 이하여서
국보지정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답변을 내놓음에 따라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촉석루가
미국 뉴스채널 CNN의 여행채널인 CNNGO에서
2012년 한국 관광지 BEST 50에 선정돼
국제적인 유명세를 탄데 이어
올해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 온라인이벤트에서
유명 관광지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면서
촉석루의 국보환원운동이 재점화된 것입니다.
이같은 촉석루의 국보 재지정 움직임은
진주시가 진주성을 유네스코에 등록하는 것은 물론
촉석루를 국보로 재지정하자는 시책을 제시하면서
처음에는 진주시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지역의 향토사학자와 국보재지정 운동을 벌였던
진주문화원을 비롯한 관련 단체가 가세하면서
촉석루의 국보재지정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각종 자료의 수집과 공개가 이루어지는 한편
최근에는 서명운동까지 실시하는 등
촉석루 국보재지정움직임이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주시는 문화재보호법을 검토한 결과
문화재자료에 불과한 촉석루를
보물도 아닌 국보로 단계를 뛰어 넘어 지정신청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최근 경상남도에 국가지정 보물로 신청을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촉석루 국가지정 보물 신청은
경상남도 문화재위원회의 현장조사와 분과위원회 회의를 거쳐
지정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추진되고 있는 촉석루 보물 지정 움직임은
촉석루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 측면에서
보더라도 전혀 손색은 없습니다.
하지만 문화재 전문가에 따르면
촉석루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인해 완전 소실됨에 따라
실측도면이나 부재도 없는 상황에서 복원되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촉석루가 아무리 당대 최고의 명장들이 총집결된 가운데
복원했다고는 하지만
숭례문의 경우처럼 실측도면이나
자재사용에 대한 기록이 없을 경우
국보나 보물 지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촉석루의 국가지정 보물 지정 문제는
과연 촉석루가 지니고 있는 역사성과 학술적 가치,
그리고 예술적 가치 측면에서
얼만큼의 좋은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현행 문화재 보호법을 볼때 촉석루의 보물 지정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 대한민국 문화재의 보물지정의 연혁을 먼저 살펴보면,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 보존령"에 의해 지정되어
1955년 이전의 유형문화재는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을 같은 국보(國寶)로 명칭을 바꾸었고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 공포된 뒤
1963년 재지정하면서
728점의 지정문화재 중 386점을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국보지정과 보물지정의 차이점은
국보는 보물의 가치가 있는 것 중에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가장 으뜸인 것으로,
제작연대가 오래되고 시대를 대표하거나 가장 우수하며
특이한 것으로 역사적 인물과 관련이 있는 문화재입니다.
그리고 보물의 경우에는
국보처럼 시대를 대표하거나 특이한 것이 아니더라도
또 역사적 인물과 관련이 없더라도,
일반적인 지정의 수준에 이르면 보물이 됩니다.
따라서 관련법을 살펴볼때 촉석루의 국보지정이나 보물지정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일단 촉석루가 현재 1983년
경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는 상황이고
국보 지정에서 해제된지가 50여년을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유형문화재나 보물지정 단계를 훌쩍 뛰어 넘어
곧바로 국보로 지정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주시 역시 국보 지정 신청 보다는
보물 지정신청이 우선이라는 판단하에
국가지정 보물로 지정될 경우
순차적으로 국보 지정 등의 관련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민간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촉석루 국보 재지정 움직임과 지자체의 국가지정 보물 지정 움직임은
그 노력 자체만으로도
천년 진주의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박수받을 일입니다.
경상남도 역시 이러한 진주시민들의 염원을 유념해
촉석루가 국가지정 보물 혹은 국보로 재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기를 당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