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09

KBS아침의 현장(7월 5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한국철도시설공단이 9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구 진주역의 폐쇄된 역사를
일반식당으로 민간에 임대해 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장삿속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현재 진주시가 추진중인 구 진주역사와 폐선부지에 대한 활용방안 용역이 이번 달 안으로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된 일이죠?

▲ 전국적으로 폐역사와 폐선부지 활용방안을 놓고
시설공단과 해당 지자체나 시민단체간에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의 지자체나 시민단체에서는
공공부지로 활용하자는 의견인 반면에
시설공단측은 부가가치 창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 지역의 경우를 살펴보면
폐역사와 폐선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시설공단측과 지자체 또는 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활용방안을 도출해 내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11년 지자체와 철도부지 공동관리 협약체결을 통한
공원, 체육시설 등 주민편의시설 활용사례를 담은
홍보 팸플릿을 제작 배포하는 등
공공부지활용에 대한 공단의 노력을 대내외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면에서는 오로지 수익창출에만 골몰하는
시설공단의 이중적인 모습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구 진주역사에 대해서는
진주시의 활용방안을 담은 용역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구 진주역사를 민간에 식당으로 임대해
57년의 역사를 간직한 구 진주역사를
한순간에 식당으로 만들어버리는 추태를 일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구 진주역사와 폐선부지 활용방안이 담긴 용역결과가
이달 중으로 발표돼
진주시와 협의할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수익에만 골몰하는 이러한 시설공단의 행위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시설공단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수익창출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며
몇 푼의 임대료 수익을 위해
지역의 문화유산을 팔아먹는 추태는
즉시 중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례로 여수시의 미평역사의 경우,
시설공단이 민간에 임대함에 따라
80년의 역사를 간직한 기존 역내시설이 모두 철거된 뒤
실내골프장 공사가 추진돼
시민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평역사의 임대료 수입은 3년 계약에
1,700여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져
80년의 역사를 간직한 미평역사를
고작 몇 푼에 팔아먹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구 진주역사와 폐선부지의 바람직한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시죠?

▲ 철도환경의 변화에 따른
폐역사와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의 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폐역사와 폐선부지는
그 자체로 근대문화유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폐선부지와는 별도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폐역사의 경우에는 건물 그 자체로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이며
보존하고 간직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창원시의 경우 폐역사와 폐선부지 활용을 두고
민간단체와 시설공단, 그리고 지자체가
수 년동안 머리를 맞대고
그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모범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진주의 경우
소액의 임대료 수입에 눈이 멀어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생략한 채
진주의 역사를 팔아먹은 시설공단의 부도덕적인 행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진주시 역시
공식적인 의견수렴의 장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수차례 시설공단측과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을 테마로 한 관광상품 개발을 비롯해
지식산업센터 건립 등의 방안이 담긴 용역이 나오면
시설공단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상황을 볼때
폐역사와 폐선부지 활용방안이 담긴 용역이 나온다 하더라도
이미 민간에 식당으로 임대된
구 진주역사의 임대기한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구진주역사의 활용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오로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근시안적인 행정 때문에
구 진주역사를 비롯한 전국의 폐쇄된 역사들이
식당으로 혹은 실내골프연습장으로 변해버리는 참담한 현실은
문화유산의 보존관리라는 역사적 소명 앞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추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몇 푼의 돈 때문에
진주의 역사를 돼지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시는 식당으로 만들어버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35만 진주시민 앞에 공개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