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재(勉齋) 정을보(鄭乙輔)의 시

黃鶴名樓彼一時 황학이라 이름난 누각은 저 한 때의 일인데
崔公好事爲留詩 최공의 수다 덕에 시에 남게 되었지
登臨景物無增損 올라보니 경치는 변함이 없건마는
題詠風流有盛衰 제영의 풍류는 성쇠가 보이는구나
牛壟魚磯秋草沒 고기 낚고 소 매던 곳 가을 풀은 시들고
鶖梁鷺渚夕陽遲 백로 수리 놀던 물가 석양은 더디 지네
靑山四面皆新畵 사방의 푸른 산은 갓 그려낸 그림이요
紅粉三行唱古詞 세 줄로 선 기생들 옛 노래 부르네
玉斝高飛山月上 옥 술잔 높이 드니 산에 달이 오르고
珠簾半捲嶺雲垂 주렴을 반 걷으니 재엔 구름 드리웠네
倚欄回首乾坤小 난간 잡고 둘러보매 천지도 작게 뵈니
方信吾鄕特地奇 우리 고을 특출난 줄 이제 믿게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