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 삐딱소리

이 글은 KBS진주방송국 시청자위원회와 K-시네 진주가 공동으로 마련한
'박근혜정부 지역방송활성화 정책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가해 발표한 글입니다.
KBS진주방송국 시청자위원회와 K-시네 진주는 지난해에도 진주방송국의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방송환경의 다매체 다채널화에 따라 KBS 역시 어려운 사정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방송국의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MBC경남으로 통합된 진주MBC의 전철을 그대로 밟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시청자위원회의 소견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개최된 토론회는 최근 10년동안 KBS진주방송국이 처해 온 상황을 살펴보고 지역방송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KBS스스로 마련해야한다는 취지로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수신료 인상 문제 역시 진주방송국의 활성화방안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당위성과 그렇게 되지 못할 경우 수신료인상에 대해 KBS와 뜻을 같이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역방송활성화정책토론회 vol2

'박근혜정부 지역방송활성화 정책 토론회'

*발제 :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토론 : 김종현 경남도민일보 부장
*김현수 KBS진주방송국 보도부장
*황경규 경남역사문화연구소 진주향당 대표

<토론회 주요 참석자>
조준상 KBS이사
금동수 KBS창원총국장,
고영호 KBS 지역정책부 차장
강길선 진주시의원,
진재근 대구K-시네 대표
이연호 창원K-시네 대표

다음은 토론자로 참여해 발표한 글의 전문입니다.
1962년 진주성 안에서 진주 라디오 중개소로 시작해 올해로 51년째 진주방송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KBS진주방송국의 활성화에 격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토론문>

KBS 스스로 지역국활성화 정책 마련하라

천년 진주의 정체성은 고종 33년(1896) 경상도(慶尙道)가 경상남도(慶尙南道)와 경상북도(慶尙北道)로 분리되면서 ‘최초의 경상남도 도청(道廳)이 진주성에 있었다’는 점에 있다.
1896년 4월 13일 경상남도(당시 이름은 경남관찰도)란 지방행정구역이 설정됐고, 이로인해 진주성에 경남도청(관찰부청 또는 관찰사청)이 들어서면서 관찰사(지금의 도지사) 집무실인 선화당에서 관찰사가 도정업무를 보게 됐다.
이른바 진주는 오랜 세월동안 경남도청 소재지이자, 서부경남의 경제중심지, 지방행정의 중심지로 기능해온 것이다.

경남도청(慶南道廳) 부산 이전과 환수운동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이전(1925년 4월 1일)하게 된다. 당시 도청이전의 명분은 ‘교통불편’, ‘통치상의 어려움’, ‘총독의 현안’이라는 정치적인 이유였다.
경남도청의 부산 이전은 정치(행정)․경제의 중심으로 기능했던 경남 수부도시로서의 존재감 상실을 의미했다. 진주시민들의 반대운동은 격렬했다.
예전 진주극장 자리였던 진주좌에서는 제1회 시민대회를 개최했고, 낮에는 도청으로 몰려가 항의를 하고 밤에는 전기회사를 습격하는 것은 물론 도지사 관저를 습격하는 등 진주시민들의 분노는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1924년 12월 7일 총독부령 제76호에 의거 도청을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발표를 하게 되고 1925년 4월 1일 경남도청은 29년간의 진주시대를 마감하고 부산으로 이전하게 된다.
이후, 부산의 직할시 승격으로 불거진 1963년부터 시작된 진주시민들의 경남도청 환수운동은 이전의 경남도청 부산이전반대운동보다 극렬했다.
하지만 진주시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경남도청은 30년 동안 부산에 더부살이를 하다가, 결국 창원에 둥지를 틀면서 진주는 패배주의로 인해 더욱 중증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대동공업사의 대구 이전

진주의 미래이자 진주와 서부경남의 경제핵심으로 자리했던 대동공업사의 대구 이전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대동공업사는 진주의 주력업체였을뿐 아니라 진주와 서부경남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엄청났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진주시민들은「대동공업 진주유치대책협의회」를 결성한 뒤, 이전반대 서명에 20만명이 참가하는 결사반대운동을 벌였다.
대동공업은 곧바로 ‘대동공업은 이전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다. 대구에는 주조공장과 신기종 조립공장을 만들 예정이며, 사업 주기종인 경운기와 부품생산을 위주로 하는 본사공장은 진주에 계속 두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연차적으로 대구에 각종 공장을 설립한 대동공업사는 1987년 최후로 남아있던 판금공장과 본사를 이전함으로써 영원히 진주를 떠나고 말았다.

패배주의의 잔영과 극복 과제

과거를 외면하면 미래에서 실수의 반복은 피할 수 없다.
더군다나 연속되는 과거의 아픔과 상처로 인해 만약 자신도 모르게
패배주의에 젖어 있다면 밝은 미래는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진주는
경남도청의 부산이전과 도청환수운동의 좌절, 그리고
대동공업사의 대구 이전 이후
88년간의 소외와 정체로 이어지는 연속된 불행한 과거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패배주의에 젖어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패배주의는 성공이나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일을 쉽게 포기하거나 미리 패배를 예상하는 태도나 사고방식을 말한다.
즉, 진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공적․사적기관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방적인 행위에 대해 너무 쉽게 인정하고,
때로는 침묵하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진주는 과거의 아픔을 거울 삼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침묵은 잘못에 대한 암묵적 동의이며 공범이 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의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 그것만이 과거 진주를 휩쓸고 간 불행이 남긴 패배주의의 극복을 위한 첫 발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의 운명은 지역이 결정한다

KBS진주방송국은 1962년 12월 23일 지금의 진주성 안의 임진대첩계사순의단 자리에「진주 라디오 중계소」로 첫발을 내딛었다. 1976년 4월 1일 KBS진주방송국으로 개국한 뒤 1978년 12월 2일 진주시 신안동에 사옥을 준공해 완전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3년 현재 KBS진주방송국은 51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KBS진주방송국은 개국 이래, 1980년 7월 9일에는 진주TV중계소(1TV)가 개소되었고, 산청라디오중계소 개소(1983. 1. 30), 감악산중계소 교육 FM, 음악 FM개소(1983. 9. 15), 망진산 TV중계소 개소(1983. 12. 24), 진주방송국 제1TV, 음악FM 로컬방송 실시(1987. 11. 19) 등 진주와 서부경남의 핵심방송 매체로 자리해 왔다.
특히 KBS진주방송국은 지역사회여론 형성 등을 비롯한 방송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방송권역에 지리산이 포함돼 국가재난 대표방송의 선봉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다른 어떤 방송국보다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고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KBS진주방송국이 처한 2013년 오늘의 모습은 이른바 ‘지방방송’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미운 오리새끼의 모습’으로 남겨져 있다.
KBS진주방송국이 담당하고 있는 방송국 본연의 역할 증대는 고사하고, 오히려 진주시민의 의사와는 무관한 지역국에 대한 일방적인 통폐합 시도와 지역국 활성화에 대한 무관심, 계속해서 이어지는 보도기능 축소 혹은 폐지를 위한 시도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KBS진주방송국 활성화를 위한 논의의 과정에 1925년 경남도청이전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패배주의의 잔영이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지역방송의 활성화는 어렵다’는 의식이 근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지역사회와 공영방송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해 지역방송 활성화 대안 요구가 묵살된 점을 들어 동일한 주제의 토론회 개최에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KBS진주방송국이 지역국 통폐합으로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통폐합의 가능성은 잔존하고 있으며, 그러한 시도는 재정지원과 인력지원 중지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
따라서 본 토론자는 지역국활성화를 위한 이론적인 접근을 통해 대안을 요구하는 접근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다만 KBS진주방송국이 처해있는 현실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 공유와 함께 그동안 시도되었던 지역국 구조조정을 통한 통폐합 등을 막아내기 위해 지역사회가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기술하려 한다. 다시말하면, 지역국을 바라보는 KBS의 처참한 인식 현실과 그에 따른 지역사회의 대응방안에 기술하려는 것이다.

지역국 구조조정 시도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는 지난 2010년 7월 5일 시청자위원회를 갖고 한 장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성의 제목은「KBS의 일방적 지역국 구조조정계획을 강력히 반대한다」였다. 당시의 지역국 구조조정계획은 다음과 같다.
KBS의 구조조정계획의 핵심은 현재 을지국이라고 지칭하는 KBS진주방송국을 비롯한 9개 지역국의 TV방송기능(뉴스기능)을 없애고, 라디오 기능만 유지하며, 유휴 인력은 인젝션 포인트(Ijeection Point)라고 하는 지역별 취재소로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는 이러한 KBS의 구조조정계획이 겉으로는 대국민 방송 서비스의 확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역방송 죽이기를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지역국의 TV기능을 죽임과 동시에 지역의 여론이 국가정책에 반영되는 차단하고 대도시중심의 광역화 뉴스만 난무하는 중앙집중식 방송환경을 획책하는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청자위원회는 KBS의 구조조정을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지역방송 죽이기로 규정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지역을 위한 지역의 방송, 국민의 방송, 국가재난방송으로 지역에서의 역할을 방기하지 않는 지역국활성화정책을 추진하는 KBS로 거듭나 줄것을 요청했다.
비록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가 준비한 성명서는 KBS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일단락되면서 일반에 공개되지 못했지만 지역국 활성화에 대해 KBS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KBS는 지난 2004년 지역국 통폐합을 통해 9개의 총국과 9개의 지역국으로 기능을 조정한 적이 있다. 이 역시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난 바 있다)
KBS의 구조조정계획이 무산된 뒤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는
지난 2010년 9월 8일 서부경남 ‘K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하면서 성명서를 채택했다.
제목은 KBS 수신료의 조속한 현실화와 지역국 활성화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K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KBS시청자네트워크’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금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성명서에는 KBS수신료가 공영방송의 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이며, 오직 국민과 시청자만을 바라보고 다가가는 공영방송이 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수신료 현실화 문제가 인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KBS의 최대현안이 수신료 인상이라면 KBS진주방송국을 비롯한 지역국의 숙원사업은 열악한 방송환경 개선을 위한 KBS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수신료 인상과 함께 지역국 활성화에 대해 KBS가 구체적 의지를 천명한다면 수신료현실화에 대한 홍보활동을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러한 KBS진주방송국의 성명서 채택은 수신료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지역국 활성화 정책의 수립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지역국 활성화 묵살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와 지역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의해 KBS의 지역국 통폐합 시도는 일정기간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 듯 했다. 그 사이 KBS시청자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결성되었고, 이른바 을지국으로 분류되는 지역국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비공식적으로 지역국의 뉴스기능을 폐지하자는 비공식적 논의가 KBS내부에서 흘러나왔다. 지역국 구조조정을 시도한지 불과 2년만에 이러한 논의가 내부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이에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는 2012년 7월 12일 이러한 논의를 불식시키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제목은「지역사회와 공영방송발전 방안」으로 지역에 주어진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되찾는 첫 시도가 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다.
아울러 이러한 시도가 지역의 방송 분야뿐 아니라 교육, 문화, 경제 등 사회 각 부문으로 확대되어 지역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의 기초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공영방송 발전 방안’을 위해 제시되는 각계각층의 논의들이 지역의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지역사회와 공영방송 발전에 있어 장애가 되는 비현실적인 문제의 제거라는 절박한 과제상황에 대해 말하는 ‘논의의 장’이 되고 지역의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힘을 보태는데 동의하는 ‘합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미도 부여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는 전문가들과 지역민의 의견을 종합해 ‘지역국활성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KBS진주방송국의 공익성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으로 ‘지역국에 대한 획기적인 예산편성’과 ‘KBS이사회에 지역 대표성을 가진 인사의 포함’을 건의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상생의 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공영방송에서의 지역성 구현을 위한 방안 마련과 지역민과 밀착된 방송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줄것을 간절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KBS는 이러한 시청자위원회와 지역민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는 KBS의 입장을 담은 그 어떠한 공문도 받지 못했다.
만약 KBS진주방송국시청자위원회가 35만 진주시민의 시청자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가 맞다면 KBS의 이러한 무대응은 35만 진주시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단정지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역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미래

KBS가 지역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앞서 제기한 내용만 가지고도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KBS의 지역국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천명하는 사태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데 있다.
지역국의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흔히 인력과 장비, 그리고 예산을 이야기한다. 이와같은 선결조건이 충족되지 않고서는 지역국활성화에 대한 모든 논의는 ‘넋두리 한(恨)타령’에 불과하다는 사실 역시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의 이면에는 반드시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 지역국의 활성화라는 논의가 과연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 하는 부정적인 논의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역국활성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어쩌면 이러한 논의에 있다.
단언하건대, 이러한 중앙집권적 사고방식에 바탕을 둔 의견은
지역국 활성화 논의에 있어서는 반드시 배제되어야 한다.
가장 궁극적인 문제는 KBS의 실핏줄과도 같은 지역국의 활성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논의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 논의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실핏줄이 원활하게 돌지 않고서는 아무리 건강한 몸일지라도 건강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KBS진주방송국은 현재의 인력상황으로는 지역의 의제설정과 현안심층보도, 대안제시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라디오 부문도 마찬가지이다. PD 1명, 아나운서 2명, 프리랜서 아나운서 1명이 3개의 프로그램(아침의 현장, 지금은 정보시대, 시사매거진 진주투데이)과 라디오 뉴스 4개를 맡고 있다.
얼마전까지는 그나마 뉴스 기자가 보충되면서 인력사정이 나아지는듯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KBS가 결원에 따른 인력의 재배치는 물론 인력확보에 따르는 소요예산을 전적으로 지역국에 떠넘기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KBS진주방송국은 현재의 방송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지역국의 위기가 곧바로 지역민들의 피해로 연결된다는 사실에 있다.
KBS진주방송국에는 3명의 아나운서가 있었지만 1명은 정년퇴직을 하고 또 한명은 오는 9월에 퇴직을 하게 된다. 따라서 방송인력의 확보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현재 KBS진주방송국은 본사 아나운서가 아닌 프리랜스 아나운서를 채용했다.
물론 KBS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것은 방송의 질적수준을 가늠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프리랜스 아나운서 채용에 따르는 비용까지도 ‘지역국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KBS진주방송국에 떠넘겼다는 사실에서 KBS가 지역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이러한 KBS의 태도에서 지역방송의 고사를 통해 궁극적으로 통폐합을 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스란히 지역민의 피해

인력재배치에 대한 KBS의 회의적인 시각은 곧바로 진주시민들의 피해로 연결된다는 점은 앞서 지적한바 있다.
현재 KBS진주방송국은 이러한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공영방송의 책무를 이행하고 진주시민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KBS의 위상을 진주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특히 문화사업부의 다양한 사업들은 대표적인 문화소외지역이었던 진주에 수준높은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문화사업부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가요무대를 비롯해 KBS오케스트라공연, 7080콘서트 등 공개방송 진행과 진주가요제, 하동차문화축제, 등 지역축제와 문화창달을 위한 지역민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주에서만 야외 제작 방송되고 있는 가요무대는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주민들로부터 칭송받는 대표적인 문화사업이다.
해마다 가요무대 녹화장은 수만명의 시민들로 가득찬다. 하지만 최근의 인력상황을 보면 이 행사가 계속될지는 미지수이다. KBS의 재정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가 도래한다면 행사 자체가 없어질 위기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4월에 계획된 행사가 예산확보 실패로 일부 무산되거나 연기된 경우를 보더라도 향후 지역국에 대한 KBS의 새로운 시각의 변화와 예산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진주시민사회의 대응방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이 된 부분은 향후
진주시민사회의 대응 방향에 대한 설정의 문제였다.
일각에서 제기한 주제의 중복에 대한 지적은 넘겨버리면 될 일이지만,
지역국에 대한 KBS의 시각을 변화시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국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진주시민을 대표하는 KBS시청자위원회가 앞장을 서서
지역국활성화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앞장서서 요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시청자위원으로서의 당연한 책무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선 KBS는 지난해 개최된 「지역사회와 공영방송발전 방안」토론회 이후, 우리의 요구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만약 이번 토론회 이후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거나 묵살한다면 적극적인 행동으로 진주지역사회의 의지가 어떤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 ‘지역국활성화를 위해 머리띠를 매고 KBS 항의방문도 불사해야 한다’는 논의의 제기도 진주시민사회의 시청자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므로 한시도 망설여서는 안된다.
●더불어 향후 제기될지도 모를 KBS수신료 인상 문제에 있어서도 지역국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KBS와 생각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지적해 둔다. 이는 곧 수신료 인상과 관련된 모든 책임이 KBS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KBS진주방송국을 비롯한 9개 지역국 시청자위원회와
전 현직 시청자위원으로 구성된 KBS시청자네트워크가
지역국활성화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역국활성화를 위해 9개 시청자위원회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9개 지역국 시청자위원회가 모여 지역국활성화를 위한 모임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KBS시청자네트워크 역시 지역국이 처한 현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KBS에 그 대안을 요구 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리의 요구

이번 토론회를 통해 KBS에 요구하고 싶은 것은 단 한가지이다.

‘ KBS 스스로 지역방송 활성화 정책을 수립해 진주시민사회에 보여 달라’

진주시민사회는 그동안 토론회나 여러 경로를 통해 지역국활성화정책의 필요성과 방안을 제시했다. 그 정도로 충분하다.
이제는 이같은 지역사회의 요구에 대해 KBS가 대답할 일만 남아 있다.
만약 이번에도 KBS가 진주시민사회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1925년 경남도청이전과 대동공업사의 이전을 반대했던 당시 진주시민들의 분노를 88년 만에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다.
KBS진주방송국 활성화를 위한 진주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토론회개최와 집회가 계속될 것이다.
KBS진주방송국 활성화를 위한 진주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때까지 지속적인 토론회와 집회는 계속될 것이다.
KBS는 KBS진주방송국의 활성화 정책 마련에 대한 35만 진주시민들의 열망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