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라는 단어를 떠올릴때마다 생각나는 노래가 한 곡 있다.
수 십년동안 팬들의 꾸준한 질책과 미움(?)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그 인기가 쉬이 수그러들지 않는 불멸의 애창곡.
그것은 바로 지방자치단체 작사, 교통담당부서 작곡의 영원한 히트송인 '예산 타령'이다.
장애우를 위한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 곧바로 '예산타령'이 울려 나오고, 팬들이 지겨워 하면 곧바로 후속곡인 '검토타령'을 재탕삼탕 틀어댄다.
노래를 쉽게 풀어보면 '예산이 없다'를 노래로 삼다가, 반발의 강도가 심해진다 싶으면 '검토해 보겠다'는 말로 신곡발표를 한다는 얘기다.
시내에 나가서 장애우를 위한 점자블록을 한 번 찾아 보자. 아마 백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할 것이다.
왜냐하면 바늘은 백사장에 가면 꼭 있지만, 점자블록은 히트곡인 '예산타령'과 '검토타령' 덕분에 쉽게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장애우를 위한 교통안전시설뿐만 아니다.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정책적 배려에 이르러서는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가 치민다.
하루에 두명의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으며, 많은 노약자들이 교통사고로 귀중한 목숨을 잃어 가고 있는 한국 교통문화의 현주소.
교통문제 해결에는 꼭 다음과 같이 '말로만' 뻔한 결론을 내린다.
'운전자와 지방자치단체, 학교, 가정이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노력할때, 교통사고예방은 물론 우리의 교통문화도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다.'
노래방에 갈때마다 '사랑타령'만 불러대는 사람은 소위 '왕따'를 당한다. 사랑타령도 한 두번이지 갈때마다 들으면 찌증나는 것이 당연한 법 아닌가.
그래서 말인데, 이제는 제발 '신곡 발표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