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고전산책은 어떤 내용입니까?

▶ 숫자 3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길(吉)한 숫자 혹은 복이 있는 숫자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늘 고전산책에서는 고전속에 등장하는 숫자 3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일반적으로 ‘3’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어떻습니까?

▶ 3이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는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현대적 의미로는 창조력, 성장, 이원성을 극복한 전진운동,
표현, 통합 등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숫자 3의 힘은 보편적이며
하늘, 땅, 바다로 이루어지는 세계의 3중성을 나타내기도 하고, 인간의 육체와 혼과 영, 탄생과 삶과 죽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숫자 3은 중첩효과라는 권위도 있습니다.
즉 한 번이나 두 번은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세 번이 되면 스스로 확실성과 강한 힘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동양과 서양에 나타나는 숫자 3의 의미를 살펴보면
불교에 있어서 3은 불교를 구성하는 세 가지 기본 요소인
불(부처) 법(부처의 가르침) 승(승려)이고,
중국에서의 3은 성스러움 혹은 길한 숫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숫자 3은
삼위일체, 혼, 인간과 교회의 영육간의 결합을 의미하고,
그리스 로마의 숫자 3은 운명으로서 세 가지 모습을 가진
하나의 신 모이라이
즉 라케시스, 클로토, 아트로포스를 의미합니다.

○ 고전속에서 숫자 3과 관련된 글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까?

▶ 대략 5가지 정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군자삼락(君子三樂)입니다.
맹자 진심장(盡心章)을 보면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그 첫 번째가 父母俱存하고 兄弟無故 一樂也라,
즉 양친이 다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번째 즐거움이요,
仰不愧於天하고 俯不作於人 二樂也요,
즉,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得天下英才하여 而敎育之 三樂也라,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고 했습니다.
맹자는 군자삼락 다음에 다음과 같은 글을 덧붙여 놓았습니다.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이라,
즉 군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나
천하를 통일하여 왕이 되는 것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맹자는 군자삼락에 이어
세가지 불행에 대해서도 말한 바 있습니다.
맹자가 말한 세 가지 불행은 축재(蓄財)에만 전념하고,
자기 처자만 사랑하고,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후한서(後漢書) 양병전(楊秉傳)에는 삼불혹(三不惑)
즉 사람이 빠지지 말아야 할 세 가지인
술, 여자, 재물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양병이라는 사람의 집안은 사대(四代)에 걸쳐
삼공(三公)의 지위에 오른 명문가로,
양병은 평생 술을 마시지 않았고,
젊을때 아내를 잃었지만 새 부인을 들이지 않았으며,
가는 곳 마다 청백리로 이름이 높았다고 합니다.
양병의 아버지인 양진 역시
하급관리가 밤에 뇌물을 가지고 오자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아는데
어찌 아무도 모른다 하는가’하고 쫓아낸 일화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삼불효(三不孝)도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불의(不義)에 빠지게 하고, 가난 속에 버려두며,
자식이 없어 제사가 끊어지게 하는 일을 삼불효라고 합니다.

○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가슴깊이 새겨둘만한 글이 있다면 소개를 해주시죠?

▶ 중국(中國) 송(宋)나라의 두 유가(儒家)인
정호(程顥)와 정이(程頤)의 글 모음집인 이정전서(二程全書)에
삼불행(三不幸) 즉,
사람에게 있어 불행이 되는 세 가지 일에 대한 기록이 보입니다.
원문을 보면 人有不幸하니 少年登高科 一不幸이요,
席父兄之勢, 爲美官 二不幸이요,
有高才能文章 三不幸也라고 했습니다.
풀어보면
‘사람에게 불행이 있으니 어려서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
첫 번째 불행이요,
부모형제의 후광으로 좋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 두 번째 불행이며, 뛰어난 재주로 문장에만 능숙한 것이
세 번째 불행이다’라는 뜻입니다.
사실 이 글은 자신에게 비추어 보거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대입을 해보면
의외로 사람을 평가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너무 어려서부터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
오히려 불행이 되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인격적인 성장이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속승진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인격적으로 완전한 사람을 보기 어려운 까닭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형제의 후광으로 좋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
불행이 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러한 사람들의 말로가 늘 불행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건물의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져 내리는 이치와 같고,
부모의 재산을 물려 받아 흥청망청 하다가
결국에는 거지꼴을 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뛰어난 재주로 문장에만 능한 것이
불행이 되는 이유는 진정한 스승이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장에 능한 사람은 보통 다른 사람의 글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글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스승의 된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반면에 사람에게 있어 영원히 썩지 않는 세 가지,
즉 사람이 비록 죽더라도 영원히 남게 되는
세 가지에 기록도 있습니다. 
춘추좌씨전에 보면
사람이 쌓은 덕(德)과 사람이 이룩한 공(功),
교훈이 될 만한 훌륭한 말(言)을 삼불후(三不朽)라고 했습니다.
신어(新語) 보정(輔政)편을 보면
‘이름은 썩지 않고 전해진다(名傳於不朽)’라고 했고,
또 조대가(曹大家)라는 사람은 그의 글 동정부(東征賦)에서,
‘오직 아름다운 덕이어야 썩지 않겠도다(唯令德爲不朽兮)’라
했으며,
조비(曹丕)라는 사람 역시
‘문장은 나라를 경영하는데 꼭 있어야하는 큰 업이고,
영원히 썩지 않을 풍성한 사업이다(文章經國之大業 不朽之盛事)’ 라고 했습니다.
오늘 말씀 드린 군자삼락이나 삼불혹, 삼불효, 삼불행은
각각 다른 뜻을 가진 글이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늘 바쁜 일상이지만
한번쯤은 자신과 가족과 친구와 이웃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