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신앙은 원시사회의 소산물이다. 사회적 필요에 따라 발생되어 전승되어 온 원시종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속신앙은 이른바 불교나 기독교, 천주교 등의 종교에 범주에 두기는 어렵다.
즉, 민속신앙은 일반적으로 종교와는 달리 형식과 내용이 조직적이지 못하고 지역마다 성격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민속신앙은 종교라기 보다는 전통적인 관습이나 풍속으로 보는 견해가 많고 생활양식의 한 부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민간신앙은 일반적으로 동제(洞祭)나 가신(家神)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모두가 하나의 공통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신다영교(多神多靈敎)적이라는 점이다. 또 일반종교는 교리에 원칙을 두고 단순한 믿음만을 갖지만 민속신앙 행위를 할때는 철에 따라 다른 음식과 유희, 오락, 상부상조하는 미덕을 갖추고 있으며 가족이나 마을공동체 등 집단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특히 민간신앙은 자연을 극복하는 것보다 자연에 순종하며 동식물에게까지 신앙의 혜택을 기원하고 있다.
모든 주민이 참여하는 동제의 경우 일반 가정제가 제를 집행하는 일부사람에게만 의무와 권리가 있다면 동제는 지역 공동체 안의 모든 사람, 제를 집행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권리와 똑같은 효과를 누린다는데서 상부상조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 동제(洞祭)

동제(洞祭)는 당산제(堂山祭),  동신제(洞神祭), 당제(堂祭)로 불리는데 동제는 전통적 연례 행사로 마을이라는 집단의 사회적 의미와 의례(儀禮)라는 종교적 의미가 복합된 토속신앙으로 볼 수 있다.
동제는 사람과 가축, 논, 밭, 산, 바람, 비, 물, 건강 등 삼라만상의 평안을 위한 기원이기 때문에 인간의 원초적이고 순수한 뜻이 담겨 있어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를 반추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동제는 기원행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민들간의 화합과 유대를 강화하는데도 큰 뜻이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면 동제에는 몇가지 특성이 있다.
첫 번째 의회기능이다. 모든 주민이 참여해 마련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일체감을 갖게 하고 아울러 마을의 공동 현안사업, 농삿일의 품앗이 등 다각적인 당면과제를 논의하는 등 주민 총회 역할을 했다.
둘째는 축제기능이다. 제를 지내고 난 후 농악이나 마당굿 행사는 의식의 하나이긴 하지만 놀이에 참여한 주민에게는 축제가 되고 민속예술의 가치성을 지닌다.
세 번째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행사이다. 신체가(神體)가 산에 있거나 나무 등 자연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인간이 신에 접근해서 신심을 신성화하여 신과 함께 먹고 마시며 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위생관념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특징이다. 동제를 전후해서 마을을 깨끗이 청소하고 마을의 생명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우물과 집안을 정비하며 궂은 일을 금하고 몸을 정결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괌점에서 볼때 동제를 장려할 만한 가치의 여부를 결론짓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강제로 없앨 정도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주에서도 여러 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다. 진양문화원이 1994년에 발간한 『진양민속지』를 보면 진양군 16개면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는 마을만 해도 63개에 이르렀다. 전체의 20% 정도가 동제를 지낸 셈이다. 또 동제를 지내다가 중단한 마을 역시 49개 마을로 당시 동제를 지내던 마을과 합하면 112개 마을로 이는 전체의 35%에 속하는 수치이다.
당시 진양군에서 동제를 지냈던 지역과 동제의 수를 살펴보면 명석면과 문산면이 10개마을, 사봉면이 8개마을, 진성면 6개마을, 금곡면과 일반성면 5개마을, 이반성면, 금산면, 미천면이 각각 4개마을, 대곡면, 집현면, 대평면이 각각 2개마을, 내동면이 1개마을이며 지수면과 수곡면 정촌면은 한군데도 없었다.
또한 동제를 지내다 중단된 마을 수는 49개 마을이었다. 가장 많은 지역이 문산면으로 15개마을, 금곡면 8개마을, 이반성면 5개마을이었다. 또 수곡면과 대곡면이 각각 4개마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곡면의 동제

수곡면은 전통적으로 유학(儒學)의 고장이었기 때문에 동제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수곡면에서 동제가 있었던 곳은 원내리 원당마을과 사곡리 대우마을, 사곡리 덕곡마을, 원내리 원내마을이었다.
하지만 이들 마을의 동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각각 1940년대부터 1990년대에 사이에 모두 그 흔적을 감추고 말았다.
중단된 이유를 살펴보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했고, 재정문제, 미신타파 등의 이유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수곡면에서 사라진 동제이다.

_원내리 원당마을
중단된 시기는 1990년도이다. 사라진 원인은 동제를 지낼만한 사람이 없고 젊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졌다고 한다.

_사곡리 대우마을
중단된 시기는 1977년도이다. 원인은 시대변천에 따라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_사곡리 덕곡마을
중단된  시기는 1964년이다. 원인은 미신타파가 주 원인이었다.


2. 풍신제

풍신제는 지역에서 ‘바람 올리기’라고 불렀다. 풍신제는 각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널리 행해지는 대표적인 신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람과 비를 일으키는 영등할멈은 음력 2월 1일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머물다 20일 다시 올라간다고 한다. 이 영등할멈은 비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농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신이다.
영등할멈이 땅에 내려올 때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데, 딸을 데리고 올 때는 치맛자락이 너울거려 딸이 예뻐보이라고 살랑바람을 일으키고, 며느리를 데리고 올때는 밉게 보이라고 비바람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 날 날씨가 좋으면 딸을 데리고 오고, 날씨가 궂으면 며느리를 데리고 온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영등할미를 달래는 ‘바람 올리기’ 행사는 각 가정마다 지냈다고 한다.
지금도 농촌지방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신앙 중의 하나가 바로 풍신제이기도 하다.
수곡면에서는 원계리 원계마을에서 풍신제가 있었다.
원계마을에서는 대나무 가지에다가 색색의 헝겊을 달아 시렁 위에 얹어 두고 2월 1일에는 나물과 고기반찬에 찰밥을 해먹는데 며칠 후에 대나무 가지와 헝겊을 덕천강에 가서 태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