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따라 수곡면 가기

수곡면으로 가는 길에는 늘 물이 있다. 진주에서 하동방면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우측으로 수곡방면을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온다. 조금은 울퉁불퉁한 길을 타고 가면 오른쪽으로 진양호의 푸른 물결이 반긴다.
진양호는 서부경남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으로 그 중요성을 갖고 있지만, 그런 반면 인근 수곡면과 대평면 사람들에게는 수재(水災)의 아픔을 안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남강댐 물의 부산공급의 수원지로 각종 논란의 주인공이 되면서 진양호의 진가를 전국에 알리기도 했다.
진양호를 끼고 한참을 달리다 보면 진수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진수대교가 생겨난 연유도 바로 남강댐 건설과 관련을 갖고 있다.
남강댐 건설에 의하여 인공호수인 진양호가 형성되자 내동면 내평리 상촌마을과 수곡면 내촌리 내촌마을을 연결하는 도로가 물에 잠기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진주에서 수곡면으로 가려면 사천시 완사면을 지나거나 명석면과 대평면을 지나 우회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에 진주시에서는 2000년 도농통합 차원에서 진양호를 가로지르는 진수대교와 부속도로를 개통시켜 이 지역의 교통을 원활히 했다.
호젓한 호숫가의 풍경을 원하는 관광객들이야 바라는 바이지만 이 길을 왕래하는 수곡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리 유쾌한 길이 아니다. 대평면을 통해서 진주로 가는 길도 있지만,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수곡면이 안고 있는 숨겨진 아픔을 못내 감싸 안으며 다녀야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진수대교를 지나 첫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면 수곡가는 길이다. 1001번 국도 이차선을 따라 왼편으로 차를 돌리면 사천시 곤명과 완사로 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 차를 돌리면 수곡과 대평으로 가는 길이다.
그야말로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수곡면이 오지라는 누명을 쓰게 된 이유를 곧바로 알 수 있다. 지금이야 도로가 잘 닦여져 차로 20분이면 진주와 수곡을 오갈 수 있지만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자동차가 비틀 거릴 정도의 산길을 돌아나가 수곡면의 초입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드넓게 펼쳐진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 오솔길을 가다 만나는 큰 길과 같은 반가움같은 것이다. 이렇게 수곡면은 그 입구부터 너른 마음으로 사람을 맞이한다.

수곡면의 최남단 원외리

수곡면을 지도로 살펴보면 수곡면의 최남단에 원외리가 자리하고 있다. 서쪽으로 덕천강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사천시 곤명면과 이웃하고 있는 원외리는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교통의 중심지다. 사천시 곤면면 본촌리와 원외리를 연결하는 덕천교가 있고, 마을 옆으로는 1001번 지방도가 지난다.
원외마을의 절반은 덕천강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 왼외리의 들판은 기름지기로 따지면 둘째라면 서러운 곳이기도 하다. 원외리 일대 농지가 들원당이라고 불린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원외리의 제일 남쪽에 위치하고 1001번 국도변에 소재한 광명마을은 최근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수곡딸기를 생산하는 덕천영농조합이 소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외마을 동북쪽에 위치한 신촌마을은 말 그대로 새로 형성된 마을이다. 병자년 대홍수때 홍수로 인해 살림이 피폐해진 수곡사람들이 하나 둘 새로운 곳으로 이주해 촌락을 형성했는데 그곳이 바로 신촌마을이다.

수곡면의 초입 원내리

진수대교를 지나 1001번 국도 이차선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이내 원내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 왼편에는 원내마을 구판장도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수곡교가 시원하게 뚫려있다.
삼거리에서 눈에 띄는 것은 큼지막한 대형광고판이다. 딸기의 고장 수곡답게 그 광고판에는 ‘딸기의 고장 수곡입니다’라는 글씨가 쓰여있다. 비로소 수곡면에 온 느낌을 갖게 된다.
원외리의 남쪽에는 원동마을이 있다. 옛날 고역으로 불렸지만 고려시대에 원당에서정승이 나면서 전국적인 통신연락처가 되어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원동마을에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곧바로 서촌마을을 만난다. 서촌은 원내리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해서 서촌으로 불렸다. 특히 서촌마을에는 청동기시대와 삼국시대를 아우르는 유적으로 유명하다. 유적의 서쪽과 남쪽으로 덕천강의 끝자락이 있고, 유적의 북동쪽으로는 덕천강의 지류가 있다. 물이 있는 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진리를 확인할 수 있다.
서촌마을에서 비스듬히 동쪽에 있는 마을이 원내마을이다. 500년이 넘은직한 느티나무와 어림잡아 수백년은 족히 됨직한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앉은 원내마을은 원내리의 중심마을이기도 하다.

효자의 고을 효자리

원내 삼거리에서 1001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보면 얼마지나지 않아 효자리에 도착한다. 효자리는 수곡면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에는 효동마을, 남쪽에 효남마을,중북부에 요산마을, 서북쪽에 중전마을이 위치해 했다.
효자리의 첫 번째 마을은 효남마을이다. 효남마을은 효자리의 제일 남쪽에 있다고 해서 하촌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0년대 이전에는 요산마을과 합쳐 요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효남마을에서는 창촌리 명월마을로 넘어가는 등성이가 있는데 무넘이재라고도 한다. 지금은 수곡면 소재지를 지나 하동쪽으로 국도를 가다보면 창촌교가 나오는데 바로 앞에서 좌회전을 하면 이 고개를 넘을 수 있다.
효남마을에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왼편으로 효동마을이 나온다. 조선중기 선비인 하경휘의 효성을 이어받기 위해 지어졌다는 효동마을. 진양 효자리 조선조 팔각형 고분군과 옥녀봉 동쪽 기슭의 우무실이란 마을도 소재하고 있다.
다시 1001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국도변 오른쪽에 소재한 요산마을이 나온다. 효자리의 중북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마을이다. 옛날에는 요미라고 불렀다.
요산마을 경로당과 수곡어린이집, 효자리 3층 석탑 안내판이 길가에 나란히 세워져 있다. 거리에서 보면 영락없는 시골마을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현대식 건물이 여러채 눈에 들어온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곳이다.
요산마을에서 석탑을 지나면 효자리의 동쪽에 위치한 중전마을이다. 중전이 남북으로 길게 생긴 탓에 상중전, 중전, 하중전으로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 상중전은 효자리 가마터로 유명하다. 특히 법련사와 중전저수지는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만든 시설로 수곡면민들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곡면 서쪽 보물 창촌리

수곡삼거리에서 대천교와 사방교를 지나 1004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창촌리가 나온다. 하동군 옥종면으로 넘어가는 창촌교가 서쪽 경계지점이다.
조계마을이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고, 창촌마을이 창촌리의 중앙, 문정마을은 남쪽에 위치해 있다.
창촌리의 북쪽에 위치한 조계마을에서 덕천강을 끼고 가다보면 하조계와 상조계를 차례로 지나게 된다. 조계 류종지의 호를 따 마을이름으로 삼았다. 현 조계교가 놓인 자리는 과거 나루터로 창촌리 조계마을과 하동 옥종을 잇는 통로였다.
창촌마을은 선조말엽 조곡을 보관하던 의창, 창말이라 불렸고 안곡 건너편 골짜기는 조곡을 쌓아두었던 창고가 있어서 창골이라고 했다.
문정마을은 창촌마을 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창촌남쪽 명월마을 동쪽에서 원내리로 넘어가는 고개가 무넘이고개, 명월마을 동남쪽 산 위 바위더미는 민드레덤이라고 부른다.

수곡면의 중심 대천리

요산경로당과 수곡파출소를 지나 1001번 도로를 계속 달리다 보면 수곡삼거리가 위치해 있다. 수곡면사무소, 보건지소, 우체국, 수곡초등학교, 진서중고등학교 등 각종 공공기관과 교육 기관이 밀집해 있는 명실상부한 수곡면의 중심부다.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면 수곡면 북단인 사곡리와 자매리로 가게 되고 좌회전을 하면 최서단인 원계리 방면으로 가는 길이다.
수곡삼거리에서 1001번 국도를 중심으로 수곡면사무소와 수곡초교 일대가 대천마을이다. 한새미라 불린 큰 샘이 있었던 탓에 대천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대천마을의 명소인 덕수정도 면사무소 가기 직전 오른편에 있고, 최근 신축된 직금경로당도 새로운 동네의 명소가 되었다.
수곡삼거리에서 대천교를 지나 사방교 앞에 위치한 마을이 사방마을이다. 그리고 대천리의 북쪽에 있는 구태마을은 진주지역 사투리인 귀티이에서 마을이름이 유래됐다.

북부지역의 중심 사곡리

사곡리는 자매리와 함께 수곡면의 북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수곡삼거리에서 1001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보면 해발고도 300m의 높은 지역에 위치한 사곡리를 만나게 된다. 대천리와 경계하고 있는 덕곡을 지나면 사곡마을, 대각마을, 대우마을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사곡리는 예로부터 유명한 선비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덕곡마을은 회봉 하겸진과 덕곡서당, 사곡마을은 송정 하수일과 관련을 맺고 있다.
덕곡마을 북쪽의 사곡마을 입구는 작은 삼거리로 나뉜다. 북창들이 있는 좌측길로 가면 구태마을이 나오고 우측으로 접어들면 사곡마을이다.
대우마을은 수곡면 최서북쪽에 위치한 마을로 가장 지대가 높은 곳이다. 원래는 두 대우로 부르다가 대우로 부르고 있으며 상대우와 하대우로 나뉘어있다.
대우마을에서 차를 돌려 사곡마을과 덕곡마을을 지난 1001번 도로를 가다가 좌회전을 하면 대각마을이다. 사곡1교와 사곡2교를 지나 오른쪽의 대각마을회관을 지나면 좌측에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는데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대각서원이 나온다. 수곡면이 선비의 고장이라 이름붙여질 수 있었던 것도 사곡리가 가진 역사에서 비롯된다.


수곡면 최북단 자매리

1001번 도로를 따라 산청군 단성면이 나오기전까지 달리다보면 자매리가 나온다. 수곡면 최북서지역으로 매화나무가 많은 자리에 들어섰다 해서 자매실 혹은 자매라고 불렀다.
자매리에는 남북방향으로 자매마을과 월계마을이 위치해 있다. 월계마을은 수곡면을 남북으로 잇는 1001번도로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 월계마을 나지막한 야산에는 진양자매리고분이 있다.
월계마을 북쪽이자 수곡면의 최북쪽 끝에 위치한 마을이 자매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