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금연열풍이 거세지면서 우리나라도 담배에 대한 설왕설래가 한참이다. 정부의 담배값 인상에 대해 찬반양론의 양극단에 서 있는 애연가와 금연가들의 권리다툼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2월에는 국립암센터 원장이 선두가 되어 담배를 만들거나 사고 팔면 최고 징역 5년까지 처할 수 있는 내용의 강력한 금연법 제정 입법 청원서가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또한 KT&G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면서 1만3천여 입담배 농가의 속이 담뱃재처럼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KT&G와 계약재배를 통해 수지를 맞추고 있지만 외국인 주주의 입김이 강화될 경우에는 이같은 생산체제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입담배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미곡리 미곡마을이다.
미곡리는 조선 전기까지 사용되던 지명으로, 당시는 미혹할 미(迷) 자를 썼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름다울 미(美)자를 써서 미곡리라 부르고 있다. 1914년, 진주군 안간면 미곡동을 미곡리라 하였다.
미곡리 미곡마을은 원래는 골짜기의 모양이 연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연꽃이 많은 골짜기란 의미로 부수골이라 불렀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지금의 이름인 미곡으로 불리고 있다.
미곡마을은 과거 엽연초, 말하자면 잎담배의 집산지였다. 60년대 이전 엽연초를 건조시키던 토굴이 마을 곳곳에 솟아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마을의 주 수입원 또한 엽연초 재배였으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60년대까지만 해도 30여농가가 함께 엽연초를 재배했으나 이제는 힘겹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엽연초가 벼농사에 비해 소득이 높기는 하지만 벼농사에 비해 3배쯤 더 손이 가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점점더 고령화 돼가는 농촌현실에서 예전만큼의 노동력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니겠는가. 
지난 90년대 초반,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던 마을 진입로의 확포장공사가 끝남에 따라 차량과 농기계의 출입이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미곡마을에는 재밌는 지명들이 많다.
마을에는 가마의 모양을 한 2개의 바위가 있다. 주민들이 가매바구라 부르는 것인데,  하나는 중부농협 미곡장 뒤쪽 잔금재에, 또 하나는 참나무정 위에 있다. 특히, 안간리와 미곡리의 경계지점으로 옛날에 참나무정자가 있던 자리라고 해서 참나무정이라 불리는 곳은 실제 옛날 시집 장가를 가는 가마가 쉬어가던 곳이라 한다. 
미곡리는 지형이 비교적 평탄해서 그런지 그런 의미를 담은 지명들이 많다.
철탑에서부터 미곡까지 펼쳐진 들을 구릉이라고 했는데, 어찌나 물이 많던지 인근 논의 벼농사에 끌어다 쓸 정도였다고 한다. 이를 다른 지역과 비교해 말하기를, ‘상미 지역은 가물어서 농사를 짓지 못해도 구릉에는 물이 많아 그럴 일이 없다’고 했단다.
또한 오목골 앞에 있는 안상들은 그 규모를 한 눈에 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보통 논은 200~300평이 기본인데, 이곳에서는 무려 1,700평이 넘는 논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방대함을 상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부수동 골짜기 큰 골에는 100년 이상된 정자나무 7그루가 남아있는데, 이전에는 목동들의 휴식처였던 곳이다.
중다말 남쪽에서 오방리로 넘어가는 고개인 탑재는 전에는 거대한 절터에 탑이 있었는데, 일본사람들이 마치 자기 것인냥 훔쳐 달아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