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면 상미리는 조선 초기부터 전해온 오래된 지명이다. 1914년 지방행정구역개편 당시 진주군 설매곡면 상미동․하미동으로 상미리라 했다. 과거부터 윗담 우목골, 아랫담으로 불렸다.
상미리 자연 마을 중 하나인 대곡마을은 미천면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한 동네다. 예전에는 지장골이라 불렀는데, 1947년 1월 1일에 상미리에서 대곡으로 분동되었다.
사람이 제일 먼저 살기 시작해 일찍 터를 잡아서 그런지 대곡의 함골은 상미리에서 가장 큰 마을로 통한다. 이곳에 돌격재라 불리는 골짜기가 있었는데, 올라서면 미천면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큰 골짜기였다. 임진왜란 당시 농은(農隱)선생은 이곳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왜적을 격멸하자는 뜻을 모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때붙여진 붙여진 이름이 함골이다. 골짜기의 이름에서 어떤 결의가 엿보인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함골 동쪽에는 지랭이골 또는 지장골이라 불리는 골짜기가 있다. 이름이 지장인 까닭은 골짜기에 큰 바위가 있었는데 그 바위에 ‘지장동천(芝*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미천면에 들어와 사람들이 처음 터를 잡은 곳으로 알려진 데가 바로 이곳이다. 처음에 4가구가 살았지만,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는 바람에 그 서슬에 놀라 윗담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하기야 요즘엔 다들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하지만, 옛날에는 짐승이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니까.
미천면 전체가 내려다 보일 정도의 큰 골짜기, 큰 골짜기의 숲은 오죽 짙었을까. 그런 동네여서 그런지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다. 골짜기에 살러 들어왔다 호랑이를 피해 이사를 갔다는 지장골의 이야기가 아주 지어낸 것만은 아닌 것 같은 게,  돌격재 산중턱과 범목골 중턱, 우목골 중턱, 그리고 재넘어 중턱에까지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호랑이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도 남아있으니까 하는 말이다.
사람들을 놀래킨 건 호랑이 뿐만이 아니었다. 시커먼 산 속에서 빛나는 광채를 내뿜는 금광 또한 주민들을 기절시키기는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매일매일 무심코 지나가던 길이 알고보니 금은보화 가득한 보물창고 옆이었다면, 그 복잡하고도 미묘한 심정같은 건 차라리 격지 않고 말리라.
금광으로 유명한 광석골 또는 광시골은 조선초기부터 금광이 개발된 곳이다. 100m 사이상이나 되는 금굴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이 같은 금굴은 광시골, 작은 우목골, 마전골, 이렇게 3곳에 남아있다. 지금도 금굴 주변에서는 어디에서나 소량의 사금이 나온다고 주민들은 별일 아니라는 듯 전한다.
의령군 칠곡면으로 가는 길에는 길티 또는 지리태제라고 불리는 긴 고개가 있는데,  산청군 송계까지 무려 20리에 달하는 긴 골짜기다. 바로 이곳에 미천면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상미저수지가 있다.
높이 55m의 망룡산 아래에는 미천면의 미실, 의령군 대의면 새미실과 한실, 이렇게 삼실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망룡사라 절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는 상태다. 제 골격을 잃어버린 스산한 절터에는 샘과 축대가 남아 옛 시절을 그리워 하는 듯 보인다. 가끔 잃어버린 기억처럼 기와편이 눈에 띄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