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리는 청동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선사문화의 발원지로 ‘대평 무’의 주산지이자 ‘대평 딸기’의 고장이며, 한때는 대평장터를 위시해 진양 땅 상권의 중심지로 이름 높았다.
1914년 진주군 대평면 대평동(大坪面 大坪洞)으로 대평리(大坪里)라 했고 현재 어은(漁隱)․대평(大坪)․옥방(玉房) 등 3개 행정리가 있다. 대평면사무소를 비롯해 한평초등학교, 대평우체국, 농협, 파출소 등 주요 공공기관들이 자리해 있는 대평면의 중심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평리는 대평면의 운명을 바꿔놓은 1969년의 남강댐 건설로 인한 피해를 가장 덜 받은 지역이기도 했지만, 남강댐 건설 이후 이주단지 조성으로 면내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평리에는 경호강이 빙둘러 흐르면서 비옥하고 너른 평야지역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토양이 사질토였고 상존하는 홍수의 위험 때문에 해방 전까지만 해도 많은 지역이 개간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해방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안정적인 농토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조선조 말엽 한들(大坪)의 전 면적이 밭이었을 당시 안사영이라는 부자가 보(洑)를 축조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고, 해방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에 의해서도 양수장건설 등이 시도되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가 1954년 당시 국회의원이던 황남팔(黃南八)과 이장 정순영(鄭順永)의 공로로 양수장 설치와 함께 수리조합 발족이 이어지면서 이후 양수장이 큰 규모로 갖추어 졌고 남강댐 구축에 대비해 제방이 축조되면서 안정적인 농토가 점차 조성되었다.
대평리에 밭에 비해 논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알 수 있는 동담(洞談)이 하나 있다. 이곳 대평리에서 다른 곳으로 시집가는 처녀에게 마을사람들은 “쌀 석되도 못 먹고 시집간다”는 말을 할 정도로 쌀구경을 하기 힘든 곳이 이곳 대평리였던 것이다. 자연제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 탓에 마을 앞으로 펼쳐진 광활한 들판은 대부분 밭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평리는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남강댐 건설을 전후해서 면내에서도 가장 부촌으로 손꼽혔다.
조선시대 이전에 이곳 대평리에 어떤 성씨들이 살았었는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족보나 다른 문헌을 통해 최대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는 입촌성씨는 임진왜란을 전후해서 들어 온 김해김씨, 연일정씨, 파평윤씨이다. 특히 연일정씨는 정몽주의 후예로 단성에 살고 있었는데, 학포(學圃) 정훤(鄭暄)이 지금의 고산정이 있는 곳으로 들어와 정사를 짓고 진주지역 사족들과 교류하며 지내게 되면서 대평리 뿐만 아니라 진주지역 전체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이 가문의 인물들이 17세기 초반 진주지역 면문들만이 들어가는 향안(鄕案)에 등재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연일정씨들은 진주로 이거한지 얼마 안되어 지역에서 영향력있는 가문으로 자리잡았다.
또 파평윤씨는 임진왜란 직후 인천현감을 지냈던 윤기인(尹基仁)이 충청도 회덕에서 대평리로 이사온 후 번성하면서 어은부락에 집성촌을 이루었다. 그후 칠원제씨, 은진송씨, 김령김씨 등 기타 여러 성씨들이 들어왔다.
특히 대평리에는 남강댐이 수몰되기 전에 대평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노래한 시(詩)가 한 수 전한다. 어느때 누가 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 곳곳에 대평의 아름다운 자연과 모습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