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면(大坪面)의 지명은 대개 인문적인 경관보다 자연환경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대평리에는 작자미상의 마을경관시(景觀詩)가 있는데, 이 시를 통해서 대평사람들이 촌락경관을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사언절구(四言絶句)로 구성돼 있는 이 시의 시구를 대평리의 모습과 연결시켜 풀어 보면 다음과 같다.


壹盤平野 : 대평리 앞에 펼쳐진 너른 들판인 한들을 표현.
明沙十里 : 수십정보의 모래가 널려 있는 새령이들(沙嶺野)을 표현.
龍頭明波 : 용머리산을 감싸 도는 맑은 남강 물이 일으키는 파도를 표현.
牛嶺落照 : 저녁 놀이 우령고개를 넘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
孤山明月 : 고산정(孤山亭) 뒤로 떠오르는 밝은 달을 표현.
赤壁氣運 : 깎아지른 듯하면서도 붉은 기운이 감도는 절벽을 표현.
草綠朝霞 : 초록으로 물든 아침나절에 안개가 노니는 모습을 표현.
栗里暮煙 : 밤나무골 초가집 굴뚝에서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표현.


壹盤平野 名沙十里
龍頭明波 牛嶺落照
孤山明月 赤壁氣運
草綠朝霞 栗里暮煙

하나의 소반처럼 넓고 편평한 대평    새령이들 수놓은 모래는 십리에 뻗쳐있네
맑은 강물은 용머리산을 감싸 돌고 우령고개를 넘어가는 저녁놀이 아주 곱구나
고산정사의 달이 밝이 밝아오면 깎아지른 적벽에 붉은 기운이 서려있네
초록으로 물든 아침 안개 노닐고 밤나무 마을엔 저녁 연기 그윽하구나